작년 서울아파트 매입 비중 40% 넘어서대출규제-기준금리 인상에 하반기부터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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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부동산시장 '큰손'으로 부상한 2030세대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및 기준금리 인상 여파 등에 따라 매수 부담이 커진 탓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이들 세대의 매매거래가 줄면서 추가적인 집값 하락을 점치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를 보면 지난해 2030세대(20대 이하 포함)의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0만7392건으로 전체(66만9182건)의 30.9%를 차지했다.

    2030세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기간 이들의 서울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만730건으로 전체(4만9571건)의 41.6%를 차지했다. 2019년 31.7%, 2020년 37.2%에 이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지난해 가파른 집값 상승세에 따라 2030세대 전반에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대출)'을 통해 매수에 나선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중저가 아파트가 대다수인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49.2%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다만 월별 매매거래 건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2030세대의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해 9월 1만7602건, 10월 1만4416건, 11월 1만2269건, 12월 9510건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같은기간 서울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1709건, 1136건, 919건, 621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대출장벽을 높인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도 잇따라 인상되면서 자금여력이 부족한 2030세대가 매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작년 상반기만해도 중저가 매물부터 고가 매물까지 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매수문의가 끊이지 않았다"며 "대출규제 등으로 전 연령대에서 매수 부담이 커진 가운데 2030세대의 경우 보유 현금도 적은 만큼 거래 감소폭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의 주요 수요층으로 떠올랐던 2030세대의 매매거래가 주춤하면서 집값 하락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2월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매매 기준)은 0.02% 하락해 전주(-0.01%)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달 둘째 주에는 25개 자치구 중 22개 자치구의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2030세대의 매매거래도 크게 감소한 만큼 집값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절벽은 곧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볼 때 추가적인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대선 이후 부동산정책에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하반기까지 하락세를 장담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