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기본급 올리며 '하나의 직군, 하나의 성과급' 개편리테일 130%, 본사 스텝 630% 성과급 지급돼 격차 뚜렷직군 간 벌어진 성과급 격차, 제도 보완 필요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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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투자증권이 '하나의 직군, 하나의 성과급'을 기치로 개편된 성과급 체계를 본격 적용하면서 직무별 시각차 좁히기 과정을 밟고 있다. 본래 지급되던 전사성과급 대신 개별성과급만 지급된 리테일 영업직과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경영성과급을 지급받은 본사 직원 간의 성과급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중이다.

    성과급 체계를 새로 손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는 지난 연말 새롭게 자리한 홍원식 대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임직원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최근 성과급을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겼고, 당기순이익도 2년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역대급 성적에 기다렸던 성과급이 지급됐지만 최근 내부에서는 여러 말이 나온다. 지난 2019년 새롭게 노사 합의된 성과급 체계가 사실상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직군 간 성과급 차이가 현격히 벌어진 탓이다.

    사상 최대 실적에 따라 전 직원에게 특별 성과급을 지급이 됐다. 영업에 따른 성과급제도가 없는 본사 및 리테일 스텝 일부 직원들에겐 600% 이상의 경영성과급이 추가로 지급됨에 따라 리테일 영업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전임 김경규 대표 시절 노사 합의를 통해 '하나의 직군에 하나의 성과급'이라는 기치로 개편된 새로운 체계를 전격 도입했다.

    타사는 직군에 따른 성과급 체계만 있지만, 2019년까지 하이투자증권은 각 영업직군에 따른 영업성과급 외에 전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어 일부 직군의 경우 영업성과급과 경영성과급을 받는 비합리적인 구조로 돼 있었다.

    성과급 체계를 통상적인 업계 수준과 맞추기 위해 이를 전면 개편하고, 대신 타사 대비 낮게 설정된 전체 기본급을 15%가량 올렸다. 영업직군의 경우 매달 실적에 따른 개별 성과급만 적용되고, 전사적으로 지급하던 성과급은 없앴다. 본사 스텝직원들에겐 타사처럼 연말 실적에 따른 경영성과급을 마련했다.

    문제는 기존 비합리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체계로 체감되는 직군 간 성과급 균형이 현격히 벌어졌다는 데 있다.

    영업점 한 직원은 "1월 말경 성과급 지급된 후 지금까지 영업점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같은 지점 스텝 직원은 상당금액의 성과급을 받았는데 PB들은 그에 비에 적은 금액을 받았다. 상대적인 박탈감은 어쩔 수 없다"면서 "최근 장이 좋지 않아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한데, 성과 압박도 병행한다"고 말했다.

    기본급이 낮은 젊은 영업 직원일수록 박탈감은 더 크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직원은 "지점장과 부장급 이상 영업직원은 기본급이 높다보니 받은 성과급이 스텝 직원과 차이가 크지 않지만 대리~차장급 직원들은 창구 직원들과 6, 7배 차이가 있다"면서 "젊은 영업 직원들은 전체 리테일 영업 직원 회사 구조상 18% 정도 남짓이라 일부 불만으로 치부되면서 소외현상은 더 크다"고 전했다.

    이같은 리테일 직원들의 불만이 있을 순 있지만 방향성 면에선 이같은 체계 개선이 필요했다는 게 노사 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전엔 기본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영업직군의 경우 매달 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적용돼 이중 지급이라는 직능 간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지적돼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근본적인 틀의 변화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래대로면 지난해부터 도입됐어야 했지만 첫 해엔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며 "본사 스텝들로선 지난해 오히려 제대로 성과급을 받지 못했고, 리테일 영업직군은 별도의 특별성과급이 지급됐다"고 말했다.

    본사 한 직원은 "리테일 직원들은 본인이 성과를 내면 충분히 성과로 가져갈 수 있는 구조였지만 그동안 회사가 어려우면서 본사 직원들은 제대로 성과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새로운 제도가 적용된 올해 직군 간 벌어진 성과급의 균형은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데 목소리가 실린다. 특히 최근 뒤숭숭한 분위기에 지난 연말부터 회사를 새롭게 이끌고 있는 홍원식 대표로선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새롭게 적용된 상황에서 느낄 심리적 박탈감은 더 클 수 있지만 영업점의 성과급제가 불리하고, 본사 성과급제가 유리해 차별받고 있다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영업점의 경우 장 상황에 따라 성과가 급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갭을 보완할 수 있는 별도의 리테일 성과급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임단협 기간으로 사측과 논의 중이고 홍 대표도 이 불균형을 좁혀야 한다는 근본 취지에 동의했다"며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할지는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