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정처, 교역조건 악화에 경상수지 적자 우려러시아·우크라이나, 원유·농산물 주요 생산지러시아 진출 한국기업 167개…대부분 제조업
  • ▲ 포격에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연합뉴스
    ▲ 포격에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연합뉴스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과 경제성장률 하락 등 우리나라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우리 경제에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원유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경제의 물가상승, 경상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하락 등 거시경제 전반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 상무부는 러시아에 대해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을 적용했으며 미국과 EU, 일본 등은 금융제재를 시행하기로 합의하는 등 경제제재에 들어갔다. FDPR은 미국이 아닌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이 통제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나 설계 등을 사용할 경우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말한다. 

    예정처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높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이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단가 상승을 통해 국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입단가와 수출단가를 모두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수입단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수출단가 상승폭보다 크게 나타나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경상수지는 적자가 발생할수 있다"며 "물가상승과 교역조건 악화는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과 가계의 실질구매력 약화를 초래해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위축시키고 GDP를 감소시킨다"고 덧붙였다. 

    예정처에 따르면 경제모형을 통한 분석의 경우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GDP는 0.2%p 하락하고 경상수지는 20억달러 축소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0.1%p 상승될 수 있다. 

    예정처는 "유가급등이 세계경기를 위축시킬 경우 우리경제는 추가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물가상승으로 세계 주요국의 통화긴축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가급등으로 세계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국내 경제성장률 하방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원유와 천연가스, 알루미늄 등 원자재와 밀, 옥수수 등 농산물의 주요 생산지다. 전세계 원자재 생산량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6.6%, 원유 11.2%, 니켈 9.1%, 알루미늄 5%다. 

    전세계 농산물 수출중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바라기씨유 18%, 옥수수 13%, 보리 12%, 밀 8%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인 네온, 크립톤 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입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네온의 경우 우크라이나산이 23%, 크립톤은 우크라이나산이 37%, 크세논은 러시아산 31.3%, 우크라이나산 17.8%를 차지한다. 

    아울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167개로 이들은 대부분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 전자제품, 식료품 등 제조업에 집중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