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5곳 5조 7486억, 14.4% ↑삼성생명 5883억 10.9%↑, 한화생명 2049억 11.1%↑자체 위험평가 역량 긴요
  • ▲ 지난해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모습ⓒ연합뉴스
    ▲ 지난해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모습ⓒ연합뉴스

    지난해에도 보험사들의 재보험료 비용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형사고에 따른 손해율 상승을 막기 위해 관련 비용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인데, 보험료 인하의 제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각사가 사고위험 등을 자체 평가·산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등 재보험 의존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년比 10~15% ↑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손해보험업계 상위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재보험료 비용은 총 5조 74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5조 252억원)대비 14.4% 증가한 수치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드는 보험'으로 각자 보유하고 있는 원수보험 계약의 손실위험을 분산코자 재보험사에 보험을 드는 것이다.

    각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재보험료 비용은 1조 3313억원으로 전년대비 22.7% 증가했다.

    같은기간 현대해상의 재보험료 비용은 1조 6272억원으로 5개사 중 가장 많았으며, 전년대비 32.2% 올랐다.

    K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1조 1335억원·6575억원을 기록, 각각 2.6%·13.3% 상승했다.

    생보사 역시 재보험료 비용 확대에 나섰다. 같은기간 삼성생명은 10.9% 증가한 588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도 1조 4782억 6902만 8621원으로 10.58% 상승했다. 

    통상 연결기준 수치들은 종속 자회사들의 관련 비용도 합쳐지게 되는데, 한화생명의 경우 지배구조상 한화투자증권·한화손보 등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수치가 삼성생명보다 더 높게 책정됐다는 설명이다. 개별기준 지난해 한화생명의 관련 비용은 2049억원으로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비용 확대 잇따라, 왜

    손보업계의 경우 다양한 업종의 사업장과 주택이 증가하면서 대형화재 등 고액사고도 비례해 증가, 재보험료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4차산업 흐름에 발맞춰 시설물 내 고가의 첨단 장비들이 추가, 보상 금액도 올라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쿠팡 덕평 물류센터 대형화재로 인한 손보사들의 지급 보험금은 36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생보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약속한 이율의 이자를 내줘야 하는 상품으로 보험금이 부채로 인식된다. 때문에 보험금 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제도 도입시, 보험사 입장에선 저축성보험은 팔수록 부채가 늘어나, 보장성 상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보장성보험은 사망·상해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 보험사 위험도가 높아 위험분산을 위한 재보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보험료 인상 요인 우려

    다만, 업계는 관련 비용 확대가 향후 소비자 이익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우려한다.

    재보험 비용도 결국 보험사들의 부담으로 작용, 보험료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년간 실손과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적자세가 지속되고 있는 손보업계의 경우, 재보험료 증가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업계는 관련 의존도를 줄여 자체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을 평가하는 데이터라든지 시스템을 갖추는 등 자체 위험인수 역량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동안의 자본력 확충과 시장 성장을 고려하면, 역량 강화를 통한 재보험 의존도 개선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