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글로벌 스마트 안경 출하량 1280만대"中 출하량만 275만대 전망 … 전년비 107%↑中, CES 2025에서도 100여개 스마트 안경 내놔바이두·샤오미·차이나텔레콤 등 잇따라 제품 출시강력한 내수시장·가격 앞세워 공격적 외연 확대
  •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전시된 TCL의 스마트 안경.ⓒ이가영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전시된 TCL의 스마트 안경.ⓒ이가영 기자
    로봇에 이어 스마트 안경(글라스) 시장에서까지 중국기업들이 가파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 후발주자에 불과했던 중국이 새로운 시장에서까지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1280만대로 전년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가운데 중국 스마트 안경 시장은 올해 275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스마트 안경은 일반적인 안경 형태에 인공지능(AI)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웨어러블 기기를 말한다. 예컨대 카메라, 센서, 디스플레이 등이 내장돼 사용자가 실시간 정보나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IDC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며 올해 스마트 안경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광학 디스플레이나 공간감지 컴퓨팅 기술이 필요한 다른 확장현실(XR) 기기와 달리 스마트 안경은 AI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AI 모델이 음성과 이미지 인식 분야에서 쌓은 대량의 데이터들이 더욱 실용적이고 가성비 높은 응용 프로그램을 구현하도록 촉진할 것으로 봤다. 

    스마트 안경을 최초로 선보인 곳인 미국의 메타다. 2023년 레이벤과의 첫 제품 ‘레이벤 스마트 안경’을 출시한 후 지난해 9월에는 오라이언(Orion)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스마트 안경 제품을 내놓고 있다. 

    레이벤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와 스피커가 있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음악을 듣거나 전화통화도 가능하다. 메타 AI가 탑재돼있어 실시간 번역, 라이브 AI(실시간 대화), 노래 검색 등 기능도 제공한다. 메타에 따르면 지난해 레이벤 스마트 안경은 100만대 판매됐으며, 올해 판매량을 500만대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최근엔 중국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과거 반도체·TV·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후발주자에 불과했던 중국이 로봇과 스마트 안경 등 차세대 미래 먹거리 분야에게 빠르게 치고나가는 모양새다. 

    실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 100개가 넘는 AI 스마트 안경이 전시됐는데 대다수가 중국 기업들의 제품이었다. TCL, 엑스리얼, 모지에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도 지난해 말 ‘샤오두 스마트안경’을 공개한 바 있으며, 샤오미 또한 상반기에 스마트 안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 14일 중국의 차이나텔레콤은 올해에만 10여종의 AI 안경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증강현실(AR) 기기 스타트업 로키드는 올해 3분기 스마트 안경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강력한 내수시장과 저렴한 가격을 통해 빠르게 외연을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저렴한 가격은 중국기업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업계에서는 바이두 AI 안경이 2100위안, 한화 약 42만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로키드 스마트 안경의 가격도 2499위안(약 50만원)으로 측정됐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 가운데 공식적으로 스마트 안경을 선보인 곳은 없다. 다만 삼성전자가 연초 구글과 제휴를 통해 XR 헤드셋이 아닌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며, 최근에는 미국 특허 및 상표청에 시력 교정 기능을 가진 스마트 안경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늘 후발주자로만 여겨졌던 중국이 이제는 과거와 달리 한국보다 앞서나가는 분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라면서 “반도체나 가전 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