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21개월만에 두달째 감소…신차 판매 힘입어 소비 0.1%↑설비투자 5.7%↓, 2년 만에 최대폭 감소…건설업 생산 8.5%↓경기예측 선행지수 8개월째 내리막…기준치도 밑도는 수준
  • ▲ 산업생산.ⓒ연합뉴스
    ▲ 산업생산.ⓒ연합뉴스
    오미크론 폭증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난달 국내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살아날 조짐을 보였던 숙박·음식점과 예술·스포츠·여가 등 서비스업 생산이 주춤했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5.5(2015년=100)로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1월(-0.3%)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산업생산 연속 감소는 2020년 1∼5월 5개월 연속 기록 이후 21개월만에 처음이다. 공공행정과 광공업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건설업과 서비스업에서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3%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0.6% 증가했다. 제조업과 전기·가스업에서 생산이 늘었다. 광공업 생산에서 비중이 큰 제조업은 0.5% 증가했다. 기계장비(-9.3%), 화학제품(-2.8%) 등에서 감소했으나 시스템반도체와 D램 등 반도체(10.1%),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5.6%) 등에서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5%로 전달보다 0.9%포인트(p) 내렸다. 오름폭이 둔화하더니 4개월만에 하락했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3.4%), 석유정제(2.5%) 등에서 늘었으나 기계장비(-5.7%), 1차금속(-3.6%)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1.4% 감소했다. 내수 출하는 1.6%, 수출 출하는 1.0% 각각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3%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보건·사회복지(1.2%), 협회·수리·개인(1.8%) 등에서 늘었으나 숙박·음식점(-4.0%), 예술·스포츠·여가(-7.3%), 운수·창고(-1.5%), 부동산(-3.0%) 등에서 줄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과 철도·항공여객운송업 등 운수·창고(13.3%)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타고 생산이 반등하는 분위기였으나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급속 확산 여파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수는 1월 7384명에서 지난달 7만7729명으로 10배쯤 폭증했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조기 예산집행으로 공공행정(3.1%)은 한달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 ▲ 소비.ⓒ뉴데일리DB
    ▲ 소비.ⓒ뉴데일리DB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7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0.1% 증가했다. 한달만에 다시 반등했으나 증가폭은 작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와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6%) 판매가 줄었으나 신차 라인교체와 수입·친환경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내구재(9.4%) 판매가 증가를 견인했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40조627억원으로 1년전보다 5.3% 증가했다. 소매업태별로는 슈퍼마켓·잡화점(-17.6%), 대형마트(-20.9%)에서 판매가 줄고, 무점포소매(9.5%), 전문소매점(5.8%), 면세점(16.6%), 백화점(6.3%), 편의점(4.3%), 승용차·연료소매점(0.1%)에선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7% 감소했다. 2020년 2월 이후 2년 만에 최대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17.9%)와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2%) 투자가 모두 줄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8.5% 줄었다. 건축(-8.5%), 토목(-8.5%) 공사 실적이 모두 감소했다. 최근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급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24.9%)에서 늘었으나 공장·창고 등 건축(-19.5%)에서 줄어 1년 전보다 13.0% 감소했다.
  • ▲ 2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연합뉴스
    ▲ 2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연합뉴스
    경기동향 지수는 또 엇갈렸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6으로 전달보다 0.2p 상승했다. 지난해 10월(0.1p) 이후 5개월째 올랐다. 서비스업생산지수, 건설기성액은 감소했으나 비농림어업취업자수, 광공업생산지수 등이 증가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전달보다 0.3p 내렸다. 지난해 7월 14개월 만에 지수가 내린 뒤 8개월 연속 하락했다. 2018년 6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로 3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이다. 기준치인 100도 밑돌았다. 수출입물가비율, 코스피 등이 감소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