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상장소식에 장외 매입푸본이 FI 지분 인수하면서 ㅡ물거품역대 최대 실적에도 5년만에 배당 중단
  • 현대카드가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소액주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일부 소액주주들은 현대카드 측에 배당하지 않는 이유를 따졌고 회사 측은 성난 주주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결산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카드는 2019년부터 2년 연속 배당성향 60%의 고배당을 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특히 2020년에는 배당액이 1466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배당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갑자기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가 2019년부터 상장을 추진하면서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컸다. 

    '현대카드 소액주주토론방'의 한 주주는 "경쟁사인 삼성카드는 지난 5년간 배당을 했는데 왜 현대카드는 2021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소액주주 무시하는 현대카드 경영진은 반성하고 조기에 중간배당 지급하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주주 역시 "현대카드 이제 상장하라"며 "손실이 아무리 투자자의 몫이라도 전환사채 주식으로 바꿔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 주주에게 수익으로 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 움직임을 본격화한 것은 2019년이었다. 당시 현대카드는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를 비롯한 FI(재무적투자자)들의 엑시트(EXIT) 요청에 따라 IPO를 진행했으나 업황 부진으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3년여가 지났으나 현대카드 IPO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다만 지난해 FI 지분을 푸본그룹과 현대커머셜이 비교적 높은 가격에 사들이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푸본과 현대커머셜은 총 5211억원에 주식을 인수하기로 했는데 FI들이 지분을 사들일 때 가격보다 약 1400억원 높은 수준이다. FI입장에선 배당금까지 고려하면 IPO를 하지 않아도 엑시트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FI의 엑시트로 현대카드는 배당에 대한 여유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FI를 제외하면 현대카드 주요주주는 모두 우호세력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36.96%), 2대주주 현대커머셜(24.54%), 3대주주 기아(11.48%)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배당을 한 번 건더뛰어도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푸본은 아직 주주로 등록되지 않아 지난해 결산 배당과는 관련 없다.

    하지만 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입장은 다르다. 가뜩이나 IPO 가능성도 희박한데 배당금까지 없어지면서 투자금 회수가 요원하다.

    실제 한 비상장주식의 주식거래 사이트에서 현대카드의 주식 가격은 현재 1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2만2000원에도 거래됐다. 이에 소액주주 일부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현대카드 측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주총에 참석해 배당 등에 문의한 것은 맞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면서 "향후 다각도로 소액주주들의 손실을 보상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