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성장률 4분기 0.1%, 연간 2% 그쳐기존 전망치 밑돌면서 올해 성장률도 하향 전망정치적 불확실성 속 트럼프 리스크도 상존금융안정 통화정책 불가피… 2월 금리 인하 유력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0.1% 성장하면서 연간 성장률도 2%에 그쳤다.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으로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기존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은 1.6%에 그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4분기 성장률 0.1%… 연간 성장률 2% 턱걸이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0.1%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은이 예상한 전망치(0.5%)보다 0.4%p 낮은 수준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2023년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이어오면서 지난해 1분기 1.3%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에는 -0.2%로 역성장한데 이어 3분기에도 0.1% 회복에 그쳤다. 성장 추세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계엄 사태 직격탄을 맞으면서 4분기도 0.1%에 머물렀다.

    한은은 비상계엄 등에 따른 소비·건설 경기 위축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다. 4분기 성장률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내수의 기여도는 0.8%에서 0.0%로 크게 축소됐다. 특히 건설투자(-0.5%p)의 경우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기여도를 나타냈다. 

    4분기 반등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도 2%에 그쳤다. 당초 한은의 전망과 달리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2월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심리가 많이 위축됐고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 역시 트럼프 신정부 출범으로 연간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교역조건 개선으로 4분기 실질 GDI(국내총소득)는 0.6%, 연간 실질 GDI는 3.9%로 각각 증가하면서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
  • ▲ ⓒ한은
    ▲ ⓒ한은
    韓 경제 손실 눈덩이… 실질 GDP 6조 3000억 증발

    한은은 올해 GDP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6~1.7%까지 낮춰 잡았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약 0.2~0.3%포인트(p) 낮아진다고 봤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6%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0' 시대까지 덮치며 상반기까지 경제심리 위축과 투자 지연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성장률을 1.7%로 가정하면 실질 GDP는 2330조 8530억원으로 기존 예상보다 4조 5840억원 줄어든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도 2290조 1740억원으로 당초 전망 대비 1조 7170억원 증발한다. 

    즉,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점을 더하면 실질 GDP는 6조 3010억원만큼 감소했다고 추산할 수 있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은 소비·투자 심리 위축까지 고려했을 때 실제 경제 충격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충격파 예고 속 내달 금리 인하 전망 우세

    전문가들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충격파가 더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은이 내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30원 중반대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의 변동성과 미국 통화정책 기대감 등 변수의 요인이 다분해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환율의 경우 강달러 여파에 국내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올해 하방 경직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연준(Fed) 금리인하 지연에 따른 미국과 주요국 간 통화정책 비동조화 확대 등으로 올해 달러화 강세 여건은 지속될 수 있다는 것.

    이에 금융안정(레버리지) 관리를 위해 경기 중심의 통화정책이 운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하방 압력에 대한 경계감과 내수 부진 심화 가능성 고려할 때 한은에서 내달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장보성 자본연 거시금융실장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우위에 기반한 강달러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한은이 올해 총 0.7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