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줄줄이 실적하락…선별수주·리스크관리 불가피"사업참여 메리트 낮아…올연말까지 수익성 관리 중점"시장침체·공사비상승 등 악재만…27년 착공플랜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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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시 일산신도시 한 아파트단지. ⓒ뉴데일리DB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여파로 건설업계 어닝쇼크가 현실화하면서 1기신도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선도지구 지정 과정에서 과도한 공공기여로 주민간 불협화음이 커진 가운데 업계 불황까지 더해지면서 시공사선정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주택시장 침체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부가 계획한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 플랜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선도지구로 지정된 1기신도시 노후단지들은 올해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사업시행·관리처분계획 수립을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중이다.빠르면 올해말, 내년초 시공사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기존에 수주의지를 내비쳤던 건설사들이 실적악화와 경영난 등을 이유로 발을 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통상 건설사 실적부진은 보수적 경영기조와 선별수주로 직결된다. 이경우 1기신도시는 수익성이 더 좋은 서울 사업지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게 정비업계 시각이다.현재 건설사 경영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일례로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은 최근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기록, 어닝쇼크급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현대건설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23년만으로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 부실과 주택 원가율 상승이 발목을 잡았다.다른 건설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2% 줄었고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상장 건설사들도 실적하락이 전망되고 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수익성 중심, 원가관리 우선이 경영기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도시정비사업도 사업성이 좋고 리스크가 적은 곳만 선별해 순차적으로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시공사선정 시점이 돼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1기신도시 사업에 적극 뛰어들만한 요인은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단 사업지 일대 시장동향과 관련정책을 계속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
- ▲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주택사업팀에서 눈여겨보고 있긴 하지만 실제 참여여부는 미지수"라며 "아직 시공사선정 전까지 기간이 남아 사업성 등을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1기신도시라는 상징성 자체는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면서도 "치열한 경쟁입찰보다는 단독입찰후 수의계약 수순을 밟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잇단 악재에 1기신도시내 재건축 추진단지들도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에 계엄·탄핵, 건설사 경영난까지 부정이슈만 계속 터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추가적인 정책지원은 물론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통합재건축 추진으로 인해 주민간 이해충돌이 빈번한 상황인 만큼 시공사선정 과정이 더욱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미 선도지구 공모 당시부터 여러 아파트단지들이 통합재건축을 시도했지만 단지마다 희망사업조건 등이 달라 협상이 결렬된 사례가 적잖았다.성남시 분당신도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선도지구에서 탈락해 아쉬워하는 주민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차라리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속도전보다는 업황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접근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