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매월 정기 공시 가닥한은‧은행련‧금감원 기존 공시 보완銀 순이자마진 하락, 대출 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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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가 은행 간 경쟁촉진을 위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공시제도 확대라는 칼을 빼들면서 은행권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출총량규제를 금리규제로 전환해 대출 확대를 일부 용인하는 등 인위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비판과 함께 진정 기미를 보이던 가계부채와 집값이 또다시 들썩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를 매월 정기적으로 공시하고 금리산정 체계를 재편하는 방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최근 보고했다. 

    특히 은행별로 예대금리차를 ‘줄 세워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는 쏜살같이 올리고, 예금금리는 찔끔 올려 마진을 취하는 은행권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잔액 기준)로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여 만에 최대다. 

    일각에서는 이미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매달 예대금리차 공시가 상당부분 이뤄져 실효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대선 이후 대출총량 규제가 유명무실해지고 전세자금 비대면 대출 제한이 완화되는 등 대출시장 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이미 카카오뱅크는 전세자금대출금리를 0.2% 인하해 업계 최저 수준인 2.88% 수준으로 낮췄고, 새로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본격 추진하는 분위기”라며 “인터넷전문은행 주도로 은행간 대출금리 경쟁이 재현되면서 은행 순이자마진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구간에 통상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상승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정부의 개입으로 대출금리 인상이 어렵고, 대출금리 절대 수준이 높아 조달금리 상승에도 대출금리를 쉽게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현 정부가 금융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 주택가격 하향 안정과 부채증가율을 둔화시킨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들어 부동산시장의 매물이 줄고 재건축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들썩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 연구위원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고성장 기조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들썩이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경기를 연착륙시키는 게 필요하다”며 “단편적, 도식적 대응보다는 현재의 금융여건과 정책 변화의 이해를 통한 탄력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