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8일 1분기 실적 발표…두자릿수 성장 전망ELS‧PF서 자유로워…갈아타기‧고금리 덕에 훈풍부산‧대구은행, 충당급 영향에 순이익 뒷걸음케뱅‧토뱅, 중저신용 부담 덜어…여수신 확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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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뱅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지방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순이익 규모에서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 역시 지방은행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을 뒤흔들고 있는 홍콩 H지주 ELS(주가연계증권)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에서 벗어나 실적 쌓기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게 주효했다. 

    오는 8일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달 중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 카카오뱅크, ‘지방은행 대표’ 부산·대구은행과 호각 

    7일 에프앤가이드에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1128억원으로 추정된다. 

    추정치는 전국 5개 지방은행 중 일부 은행(경남은행 1012억원·광주은행 731억원·전북은행 508억원)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지방은행 대표주자 격인 부산은행(1252억원)·대구은행(1195억원)과는 각각 120억원·7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모두 올해 1분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의 1분기 순익은 전년대비 13.8% 줄었고, 대구은행은 6.5%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PF 부실 우려에 대비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영향이다. 부산은행의 1분기 기준 충당금 전입액은 714억원으로 전년동기(490억원)에 비해 45.7% 늘어났다. 대구은행의 대손충당금은 1035억원으로 같은 기간 54.9% 증가했다. 

    지방은행 실적이 부동산PF에 짓눌린 사이 인터넷은행은 연초 시행된 주택담보‧전세보증금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된 시장금리 덕에 훈풍을 탔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1분기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5~6% 수준의 대출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 이자이익은 58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7%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중 시행된 주택담보 및 전세보증금대출의 대환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보여 다시 한 번 성장률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금리 하락기에 더 가파른 마진 하락이 나타날 것을 우려했는데 올 들어 시장금리가 예상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호재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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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뱅 3사 전체 흑자 원년…실적확대 고삐

    케이뱅크도 대출 갈아타기 수혜와 대출자산 확대를 통한 이자이익 성장이 전망된다. 

    2927억원의 역대 최대 충당금을 쌓은 영향으로 순이익이 뒷걸음했던 지난해에도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16.9% 늘어난 4504억원을 기록했다. 비아지이익도 338억원으로 전년대비 420%나 증가했다.

    올해는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수준 완화로 건전성 부담이 줄었고 지난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만큼 올해 충당금 적립이 지난해 수준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완화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32% 이상)와 비교해 목표치를 2%포인트 감면받은 셈이다.

    토스뱅크 역시 분기 최대 실적을 공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8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고, 4분기 124억원으로 순이익이 확대됐다. 

    지난 3월 출범이래 첫 수장 교체를 단행한 만큼 올해 실적 증명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취임식에서 "2024년을 첫 연간 흑자 달성의 원년으로 만들고 동시에 천만 고객 은행으로서 고객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재무적 안전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여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올해 연간 흑자달성에 성공할 경우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흑자를 기록하는 첫 해가 된다.

    인터넷은행들은 홍콩ELS와 부동산PF 등 은행권의 위기를 기회로 본격적인 성장세에 올라타려는 모습이다. 그간 낮은 금리를 앞세워 사실상 박리다매 형태의 영업 전략을 펼친 데서 벗어나 수익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인터넷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1.53%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1.36%포인트) 대비 0.1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예대금리차는 0.02% 포인트 감소했다.

    예대금리차가 늘어날 수록 예금과 대출 업무를 통해 은행이 얻는 이익은 많아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