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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금융당국의 보험업 영위 허가를 받으면서 관련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간 빅테크들은 보험사의 상품 중계 업무만을 수행해 왔으나, 이젠 직접 상품을 기획·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월 이용자수 5000만명에 달하는 카톡 등 카카오 계열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 손해보험(이하 카카오손보) 설립 본인가를 승인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6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으며, 같은해 12월 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이번 인가로 빅테크의 통신판매전문보험사 본허가의 첫 사례가 나오게 됐다. 인터넷보험전업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캐롯손보 등의 모회사가 기존 보험사인 반면, 카카오손보는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400억원, 600억원 등 총 100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내부 이사회 등을 거쳐 사명을 확정, 하반기 정식 출범한다는 입장이다.
보험권은 카카오손보가 업계 '메기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관측이다. 빅테크 혁신서비스들과 연계된 상품들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은행), 카카오페이증권(증권사), 카카오페이(간편결제) 등 여러 금융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카톡, 카카오T 등 각종 생활종합플랫폼을 보유해 보험상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다양하다.
카카오페이 자체 브랜드 파급력도 상당하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누적 가입자 수 37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KP보험서비스와 보험금 간편 청구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보험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충분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우선 일상생활의 보장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 상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등이다.
추후 장기인보험시장 공략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이며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 보장 상품이다. 장기인보험의 경우 타 보험상품 대비 월납 보험료가 높은데다 납입 기간도 길어 손보업계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카톡에 기반한 보험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여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의 도약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기존 손보사들의 주영업 시장인 장기인보험 진출시 파급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네이버 등 빅테크들의 보험업 진출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과 함께 불공정 경쟁환경에 대한 볼멘소리도 터져나온다.
네이버는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보험 전문 법인 'NF보험서비스'를 출범시킨바 있다.
현재 NF보험서비스는 '소상공인을 위한 의무보험 교육 서비스' 외 아직 추가적 서비스 오픈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일반 보험상품 기획 및 출시 가능성도 열려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이번 보험업 진출로 빅테크 경쟁사들이 이를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라며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증대는 보험사와 소비자의 플랫폼 종속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어, 빅테크들의 독점적 행위 방지를 위한 별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