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러-우전쟁 충격파… 내달 143개국 성장률 하향조정""인플레 실존하는 위험… 기존 전망보다 오래 지속할 것" 예측한은 "올 물가 4%근접·성장률 2%중후반… 물가압력 장기화" 가능성尹당선인 "물가상승 장기화 대비… 금리인상 취약층 피해 최소화"
-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속 물가상승)의 파고가 높고 생각보다 오래 지속할 전망이다.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우리경제의 복합위기 징후가 뚜렷하고 특히 물가가 심상찮다.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은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상승 장기화에 대비해 물가안정을 포함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종합적 방안을 잘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계층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1.50%로 올렸다.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는 판단이 컸다. 3월 소비자물가는 1년전보다 4.1% 올라 10년3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문제는 경기는 가라앉고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공산이 적잖다는 점이다. 의장 직무대행을 맡은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은 14일 금리인상 결정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물가상승률은 4%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적어도 2%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위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물가가 다소 높지만 2%대 중후반 성장이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볼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
그러나 스태그 공포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4일(현지 시각)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회복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나라들에 막대한 차질을 남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주 IMF와 세계은행 춘계 총회에서 세계경제의 86%를 차지하는 143개 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그는 대부분의 나라가 그나마 플러스 성장은 유지할 거라고 했다.
IMF는 올 1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로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5%포인트(p) 낮춰 잡았다. 앞으로 수정 전망치를 더 내려잡겠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 러-우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의 여파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와 관련해 "현재 많은 나라의 경제에 분명하고 실존하는 위험"이라며 "기존 전망보다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기획재정부도 15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우리경제는 수출·고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크라이나사태 장기화 등으로 내수 회복 제약이 우려되고 물가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코로나19의 내수 영향에 우려를 표하면서 물가 오름세에 대한 경계심도 보였다. 지난달 내수 회복 제약을 우려하며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던 것보다 우려의 톤이 더 짙어졌다.기재부는 러-우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압력,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가능성 등 대외 악재를 열거하며 "글로벌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외부여건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디지털·비대면 전환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출이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으나 세계경기가 침체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러시아·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은 각각 1.5%, 0.1%로 크진 않다. 그러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로 EU(유럽연합)의 성장세가 둔화한다면 우리나라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를 포함한 대(對)EU 수출 비중은 13.8%로 중국(25.3%), 미국(14.9%)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