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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알기②]자금출처조사 우습게보면 '증여세' 폭탄…'전산관리' 모르셨죠?

국세청, 매년 정기적으로 자금출처 '부채' 관리 채무상환됐다면 자금출처 소명 안내문 발송 근저당설정 악용 자녀에 증여한 부모 기획 세무조사

입력 2022-06-03 11:29 | 수정 2022-06-03 11:29

▲ 지난 2월 국세청에서 '대출도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금수저 자녀 등 편법증여 혐의자 227명 세무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국세청

#. A씨는 아들이 나중에 결혼할 것을 염두에 두고 아들 명의로 아파트 1채를 매입하고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1년 후 세무서에서 아들의 아파트 취득자금에 대해 소명하라는 안내문이 왔지만, 아들이 직장을 다니고 있어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과 전세계약서로 자금출처를 소명했다. 이후 아들이 결혼을 하게 돼 A씨가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내어주고 아들이 해당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게 됐는데, 느닷없이 세무서에서 자금출처를 소명하라는 안내문이 또 날아왔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지난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금조달계획서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되고 나면 정부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내 소득이 적더라도, 주택담보대출 등이나 부모로부터 차입을 했다면 굳이 골머리 써가며 고민할 것 없이 깔끔하게 작성이 가능하다. A씨의 아들도 똑같은 상황이다. 

A씨 아들의 소득으로는 아파트 취득자금이 부족했지만, 이를 부채인 전세보증금으로 메꿔넣었기 때문에 자금출처는 분명하다. A씨와 그 아들 모두 이것으로 해당 아파트에 대한 자금출처 소명은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자금조달계획서를 일회성으로 받아놓고 끝내지 않는다. 

국세청이 자세한 기준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따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고가주택 밀집지역이나, 재산취득자가 연소자인 경우, 부모 등이 사업체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녀에게 부가 무상이전됐거나 그럴 가능성이 다분한 경우, 상속·증여세 등을 결정하거나 재산취득자금 출처 확인과정에서 부채가 확인된 경우 등은 국세청 전산에 해당 부채를 입력해 매년 한 차례 부채에 대해 점검한다. 

그 과정에서 채무변제가 됐을 경우 이 채무를 어떻게 갚았는지를 소명하라는 안내문을 세무서에서 발송하게 되는데, A씨 아들도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만약 자금출처에 대해 소명하지 못하면 국세청에서는 증여세를 과세한다. 

특히 연소자의 경우 자금조달계획서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데, 국세청에서 정의하는 연소자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경우다. 국세청에서 연소자의 나이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30대 이하를 연소자로 보고 자금출처를 주시하고 있다. 

결국 자금조달계획서는 내 소득도 중요하지만, '부채'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를 악용한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이 지난 2월 발표한 '대출도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금수저 자녀 등 편법증여 혐의자 227명 세무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채무를 주시한다는 사실을 알고, 근저당을 활용해 증여를 숨긴 것이다. 

한 20대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대출받은 뒤 부모가 이를 갚았지만, 근저당은 그대로 놔두면서 채무상환 사실을 숨겼다. 한 30대는 부모 소유의 주택을 양도받으면서 부모 명의로 설정된 근저당도 변경하지 않고 부모가 이를 계속해서 갚기도 했다. 

또 고령자가 재산을 일시에 과다하게 처분했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토지 등이 개발돼 보상금을 받은 경우에는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의 재산변동상황도 함께 사후관리하기 때문에 자금출처 소명에 대해 항상 대비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이밖에 자녀의 명의로 예금이나 적금, 주식 등을 들 때는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금액일 뿐이더라도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성인 자녀는 10년간 5000만원, 미성년인 자녀는 10년간 2000만원까지 비과세되기 때문에 해당 금액 이하인 경우에는 증여세 신고를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 1000만원의 주식을 넣어놨다가 15년 뒤에 주식이 대박이 나 7000만원이 됐다고 해보자. 증여세 신고를 해놨다면 자녀가 성인이 돼 7000만원을 쓰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7000만원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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