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DF 설정액 8조7000억원…6개월 사이 12.4% 증가 7월 디폴트옵션 도입…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 치열삼성·한화·키움, 업계 최초 TDF ETF 선봬…보수 확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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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을 둘러싼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전략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계 간 마케팅 및 상품 차별화 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아울러 다음 달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면서 관련 시장을 둘러싼 점유율 경쟁이 예고된다. 

    17일 펀드닥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전체 TDF 설정액 규모는 8조6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조7241억원)과 비교했을 때 6개월 새 12.4% 증가한 규모다. 2020년 말 4조377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TDF 설정액은 현재 1년 반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4.2%로 업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18.9%의 점유율을 확보한 삼성자산운용이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11.4%), KB자산운용(9.8%), 신한자산운용(7.9%), 키움투자자산운용(2.5%), 한화자산운용(1.7%) 등이 뒤를 잇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연금자산을 안정적으로 늘리기 위해 가입자의 은퇴시기에 맞춰 주식·채권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다. 생애주기에 맞춰 은퇴시점이 멀면 위험자산의 투자 비중을 높이고 은퇴시점이 다가오면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연금자산 운용에 익숙지 않은 투자자들은 자동으로 투자자산 비중을 조절해 주는 TDF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라며 “퇴직연금 투자 방법을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 시행되는 디폴트옵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당 제도 도입으로 TDF 시장이 한 차례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방법을 고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전 지정된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디폴트옵션이 도입될 경우 생애주기에 맞춰 운용해주는 TDF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도입 시 TDF 시장이 매년 20% 이상씩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TDF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업계 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TDF의 장기투자 철학에 글로벌 메가트렌드 투자전략을 접목한 ‘장기성장 TDF’를 선보였다. 지수 투자를 중심으로 자산배분에 집중하는 기존 TDF에 인공지능·바이오·메타버스 등 장기성장 테마 투자 종목들을 더한 상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20대(1995년~2000년생)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TDF의 불투명성과 거래의 불편 등 단점을 보완한 상품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오는 30일 액티브형 TDF ETF를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TDF가 ETF로 출시되는 건 이번이 국내 최초다. 

    자산운용사들이 TDF를 ETF 형식으로 출시하는 건 편하게 투자가 가능한 데다 투자 비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TDF는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TDF ETF는 매일 실시간으로 포트폴리오가 공개돼 투자자들이 본인의 투자처를 쉽게 알 수 있다. 또 환매에 며칠씩 걸리는 펀드와 달리 일반 ETF처럼 즉시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투자자에게 낮은 판매보수로 TDF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상품을 출시했다”라며 “일반 TDF 대비 4분의 1에 달하는 운용 보수와 매매 편의성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