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러셀, 최종리뷰서 WGBI 편입 확정선진국 자금 국내유입 등 기대효과 지연 불가피기재부, 국내 정치 상황 영향엔 "전혀 없다" 선그어
  •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국채의 세계 3대 채권 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시작 시점이 당초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미뤄졌다. 다만 최종 편입이 완료되는 시점은 내년 11월로 기존과 동일하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최종 리뷰 결과를 통해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확정했다. FTSE 러셀 측은 한국 시장의 투명한 방식, 시장과 소통, 확고한 개방 의지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WGBI는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발표하는 세계 최대 채권 지수다. 이 지수에 맞춰 투자를 결정하는 자금만 2조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기준 미국과 일본, 영국 등 25국의 국채가 세계 국채 지수에 편입돼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한국 국채의 실제 지수 편입 시작 시점을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포함해 한국 국채 시장에 대한 신뢰 문제인지, 내부 절차 문제로 인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편입비중 확대 방식도 당초에는 '분기별 단계적 확대'였지만 '월별 단계적 확대'로 변경됐다. 

    편입이 5개월가량 연기되면서 당초 기대를 모아던 선진국 자금 국내 유입이나 자금 조달비용 절감, 달러화 유입에 따른 고환율 기조 완화 등 기대효과도 미뤄지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WGBI 편입으로 최소 560억달러(약 75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FTSE 러셀이 WGBI 편입 시작 시점을 미룬 건 한국이 처음이다. 앞서 2021년 중국이 WGBI에 편입될 당시에는 최종 리뷰를 통해 편입 시작 시기는 그대로 두되, 편입 완료 시점을 3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정부당국은 편입 시점 조정에 대해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FTSE 러셀이) 투자자에게 투자 실행을 위한 내부 절차를 마무리하고, 테스트 거래를 위한 준비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WGBI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제도를 원활하게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어 "투자 결정 과정에서 많은 절차를 거치고 테스트에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일본 기관들의 요청 등도 고려됐다"고도 했다. 또 편입비중 확대 방식 변경에 대해선 "월별 편입 비중 확대가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 조정에 더 수월하고 간단한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편입 시점은 미루졌지만 편입 완료 시기는 내년 11월로 동일하다. 내년 4월 편입이 시작되지만, 분기가 아닌 매달 편입 비중을 높여 계획된 시점에 편입을 마친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우리 정국의 불확실성이 편입 시점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치적 불안 때문이라면 편입 시기가 아니라 편입 자체를 (다시) 보거나 끝내는 시기를 늦추거나 했을 것"이라며 "정치 불확실성 영향을 0%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