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전산오류 … 매수·매도 체결 지연투자자 피해 속출 … ‘집단 소송’ 움직임도경쟁사 비하·실적 부풀리기 등 논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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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테일 1위’ 키움증권의 입지가 연일 흔들리고 있다. 경쟁사 비하 발언과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이어 홈트레이딩서비스(H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오류가 연일 발생하는 등 굵직한 논란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개장 직후 키움증권 HTS·MTS를 통한 주식 매매 거래 주문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공지사항을 통해 “현재 일부 주문 처리가 원활하지 않다”며 “복구를 위해 신속히 조치 중이며 최대한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오류의 정확한 원인은 유관부서 확인 중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타 증권사들의 시스템에서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미뤄봤을 때 거래량 급증에 따른 키움증권의 자체 전산시스템 문제로 추정된다.

    고객 게시판에는 전날부터 수백여 개가 넘는 투자자들의 항의성 글이 빗발쳤다. 주주 커뮤니티 등에서도 “매도 주문을 넣었지만, 체결이 되지 않아 주가가 하락하는 차트를 쳐다만 봐야 했다”, “MTS 먹통으로 매매를 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했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집단 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날은 힌국피아이엠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한국피아이엠의 주가는 오전 9시 5분 기준 1만3880원이었지만, 오전 9시 45분 현재 1만9900원으로 43.37%나 뛰었다. MTS 오류로 매매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복구 시간이 지연될수록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키움증권은 전날 오전 9시 5분경에도 HTS·MTS를 통한 매수·매도 체결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키움증권은 오류 발생 이후 약 1시간이 지난 10시 5분쯤에서야 공지를 통해 “주문 불안정 현상이 정상화됐다”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개장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 대상 고율 상호관세 발표도 있었다. 미 행정부는 2일(현지 시각) 전 세계 대상 10%의 보편관세에 국가별 차별화된 상호관세를 발표했는데,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의 관세율은 25%로 확정됐다.

    시장의 예상보다 강도 높은 수준의 상호관세가 발표되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수준에 근접한 상호관세율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칠 공산이 커졌으며 미국 경기 둔화·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변수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증시 양대 지수인 코스피와 코스닥은 개장 직후 각각 2.73%, 2.06% 급락한 2437.43, 670.75로 출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문 체결이 지연되자 투자자 불만이 폭주한 모습이다.

    또한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에이유브랜즈는 장 초반 80%대까지 치솟았지만, 공모주 투자자들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HTS·MTS 오류가 발생한 1시간 동안 에이유브랜즈의 주가는 단순 계산 시 2만5900원에서 2만5400원으로 1.93%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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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키움증권은 경쟁사 비하 발언, 실적 부풀리기 논란 등 잡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오류 사태까지 겹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제2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토스증권 커뮤니티는 리딩방 같다는 외부 평가가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경쟁사를 비방하는 것이 아닌 건강한 플랫폼 구축이라는 회사 방향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제시한 예시”라고 해명했지만, 경쟁사의 주요 서비스를 공개적으로 부정 평가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적 부풀리기 논란의 경우 올해 1월 도입한 ‘히어로 멤버십’에서 발생했다. 해당 멤버십은 월 거래대금 200억원 이상(매수·매도금액 합산)을 거래하면 50만원을 리워드로 지급한다. 타 증권사들이 현금만 타가는 ‘체리피커(얌체 소비자)’들의 허수성 주문을 막은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미국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모든 종목의 거래를 무제한으로 열어뒀다.

    이를 통해 해외주식 점유율은 40%대까지 치솟았고 시장에서 자전거래를 방조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키움증권은 문제가 된 일부 종목을 이벤트 실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키움증권이 지난달 발표한 IR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주식 거래대금(약정액)은 32조원, 해외주식 시장거래대금(한국예탁결제원 기준)은 77조5000억원이라고 작성했다. 하지만, 이는 집계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 과장된 수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예탁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을 계산할 때 매수와 매도금액의 차익(순매수)인 네팅(Netting) 방식을 사용하는데, 키움증권은 매수와 매도를 단순 합산해 산정했다. 이로 인해 분모(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는 실제보다 축소되고 분자(키움증권 해외주식 거래대금)는 과장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점유율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아닌 자금 흐름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번 오류에 따른 투자자 피해 규모를 파악한 뒤 자체 검토를 거쳐 보상에 나설 것”이라며 “종전에도 전산 장애에 따른 피해를 소비자 보호 포털에서 신청받아 절차대로 보상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