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 1.7% 하락…1년 5개월 만에 2300대 밑으로 외국인 코스피서 1조원대 순매도로 하락세 견인상호관세 조치 예정대로 발효·미-중 관세 전쟁 본격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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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관세에 50%의 추가 관세로 재보복에 나서면서 관세 전쟁이 현실화되자 금융시장이 융단폭격을 맞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을 경신한 가운데 코스피는 1년 5개월 만에 2300대 밑으로 떨어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보다 1.74% 내린 2293.7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300포인트를 밑돈 건 2023년 11월 1일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 대비 4.61포인트(0.70%) 내린 653.84로 출발해 약세를 이어가다가 2.29% 내린 643.3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세가 증시를 끌어내렸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1조5억원, 코스닥에서 968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93, SK하이닉스는 2.655%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1.26%) 삼성바이오로직스(-1.20%) 현대차(-0.67%) 등 업종과 무관하게 내림세를 기록했다.

    증시가 급락한 건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예정대로 발효되고,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각) 서명한 행정명령 가운데 개별 상호관세 조치가 9일 오전 0시 1분 발효됐다. 개별 상호관세 대상은 총 57개국으로 한국의 관세율은 25%다. 또한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응해 104%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한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전장 대비 4.24포인트(0.18%) 내린 2329.99로 출발한 뒤 2320선 인근에서 등락하다가 관세가 발효된 한국 시각 오후 1시 1분 이후부터 낙폭을 확대했다.

    상호관세 발효 충격에 환율도 1500원대를 위협받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9원 오른 1481.1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0.8원 오른 1484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487원선까지 치솟았다.

    관세 정책으로 인한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이 위안화 절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에 원화 가치가 영향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원화는 위안화 가치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강하다.

    관세 발효 이후 미 국채 장기물 금리 역시 폭등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 중 한때 4.5%를 넘어섰다가 이날 오후 4시경 기준 전장 대비 15bp 급등한 4.412%에 거래 중이다.

    이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반발해 미국 국채를 매도한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국채 매도가 투자심리를 무너뜨리고 외국인 '패닉셀'까지 나타나면서 미국 국채 시장은 물론 증시까지 흔들리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정점을 지날 때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갈등이 정점을 지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예외 없이 시행하고 난 다음 4월부터 6월까지 국가별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 협상 가능성을 비롯해 대선 및 내수 부양 기대감을 고려한다면 현재 코스피 레벨이 많이 내려온 만큼 추가 하락 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상승할 이유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