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때 1490원까지 치솟다가 역외서 1450원대로 급락고환율발 위기 일단 모면했지만 건설 자재값 증가세 여전10대건설사 원가율 93.2%…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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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달러·원 환율 1500원대를 눈 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면서 일단 역외에서 1450원대로 내려왔다. 큰 고비를 넘겼지만 철근과 콘크리트 등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세는 여전해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1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오전 환율은 장중 148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우려했다.환율이 오르면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어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철근, 콘크리트 등 건설자재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공사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실제로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한 2024년 11월 이후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대한건설정책연구원 집계를 보면 지난해 건설용 중간재 수입물가는 11월과 12월 전년동기 대비 각각 6.0%, 9.2% 상승했다. 올해 1월과 2월도 전년동기 대비 각각 8.6%, 6.9% 상승률을 보였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건설자재 가격 역시 요동친 셈이다.이에 국내 건설공사비지수도 지난해 12월 130에서 올해 1월 131, 2월 131.04로 올랐다.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수입 자재의 경우 연간 또는 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상승의 영향이 추후 반영되면서 공사비 상승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건설사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 리스크를 일정 부분 분양가에 연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건설사들은 원자재가격에 상승에 따른 원가율 증가로 수익성 악화도 걱정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부문 원가를 별도로 공시하지 않는 삼성물산을 제외한 상위 9개 건설사의 지난해 원가율은 평균 93.2%이었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공사비, 인건비 등 공사에 실제로 집행한 비용이 크다는 의미다.건설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적정 원가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원가율이 93%라는 것은 쉽게 말해 1조원짜리 공사를 하는데 자재비, 인건비 등에만 9300억원을 썼다는 것이다.개별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각각 105.35%, 100.66%를 기록하며 비용이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포스코이앤씨 94.15% △롯데건설 93.52% △GS건설 91.33% △대우건설 91.16% △SK에코플랜트 90.03% 등이 90%를 넘는 원가율을 기록했다.문제는 앞으로도 공사비가 늘면서 건설사들의 원가율을 낮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고환율이 지속하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건설수요가 줄어들어 민간 건축시장을 중심으로 침체가 심화된다"며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가율이 오르며 건설사도 부담이 커졌고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원자재가격이 오르며 분양가 상승도 예상돼 이에 따른 분양가 갈등이나 시장 침체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