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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46.5%↑‧철근 72.5↑…건설업계 "건자재 수급불안 비상조치 취하라"

시멘트-철근價 폭등…건단련, 정부-국회에 탄원서 제출한은 "글로벌 건자재 공급망 불안, 단기간 해소 난망"이례적 공사비 급등…정비사업 조합-시공사 갈등 최악

입력 2022-06-23 12:08 | 수정 2022-06-23 13:28

▲ 공사에 차질을 빚는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220614 ⓒ연합뉴스

자재비 폭등에 따른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등 주요기관에서도 자재가격이 뛰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고 이 같은 상황은 단기간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분쟁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건설업계는 건설현장 자재비 폭등에 따른 범정부 비상종합대책 시행을 내용으로 한 탄원서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유관부처와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특단의 비상조치가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따른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전례 없이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전달했다.

주요 건설자재인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평균 t당 6만2000원에서 4월 9만800원으로 46.5%나 올랐으며 철근 가격도 지난해 초 t당 69만원에서 올해 5월 t당 119만원으로 72.5% 급등한 상황이다.

기존 자재 단가로는 더 이상 시공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또 수급 불안정으로 자재 확보 자체가 어려운 경우에는 시공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공사 정지 기간 중 발생한 현장 간접비의 부담이 업체에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유류비와 요소수 가격 인상으로 대다수 건설장비의 임대료가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인상됐다. 특히 타워크레인의 경우 최대 30% 넘게 가격이 인상돼 시공원가 급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건설노임 역시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건설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건설경기 악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자재 가격 급등, 공급 불안정 등 공급 측면의 제약들이 쉽게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한은은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뛰면서 건설공사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져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신규 분양도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측은 "앞으로 건설경기는 공급제약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세를 나타내겠으나, 최근 건설투자의 주된 제약요인 등으로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여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6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를 보면 이달 전국 전망지수는 64.1로 5월 82.6보다 18.5p 떨어졌다. 지난달 전월(101.2)대비 18.6p 감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해당 지수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실적과 전망을 매월 조사해 산정하는 것으로, 주택사업 경기를 공급자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공급시장 지표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조사 대상이다. 지수 기준선은 100이며 85 미만은 경기 하강국면, 85 이상 115 미만은 보합국면, 115 이상은 상승국면을 의미한다.

정부도 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업계 애로를 고려, 4월 공공계약 업무지침을 통해 공사 기간 연장에 대한 지체상금 부과 제외 및 계약금액 조정, 물가조정 제도의 원활한 운영 등을 각 발주기관에 지시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물가 폭등의 비상상황에서는 현행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발주기관의 적극적인 행정과 유연한 대응을 독려하는 수준의 지침만으로는 업계 전반에 확산하는 피해와 위기감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물가변동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마저 없는 민간현장의 경우 물가 급등에 따른 피해를 건설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법령이 아닌 표준도급계약서상에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조정의 근거가 있지만, 물가변동 반영 배제 특약 등이 만연하는 등 민간발주자에 대한 구속력은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사와 조합간 공사비 갈등이 깊어지면서 한국부동산원에 접수된 공사비 검증 의뢰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공사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원자잿값 상승을 이유로 증액을 요구하면 정비조합이 '제대로 검증해보자'며 부동산원에 요청하는 식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정비사업장으로부터 접수된 공사비 검증 의뢰 건수는 올 상반기 14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9건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55.5% 늘었다. 공사비 검증 요구는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20년 상반기(5건) 이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올 하반기에는 공사비를 검증해달라는 의뢰 건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은평구 대조1구역 등 현재 공사비 검증을 준비 중인 단지도 적지 않다.

부동산원 측은 "공사비 증액 이슈가 민감해지다 보니 검증이 무료가 아님에도 조합 집행부가 자진해서 검증을 받겠다고 나서는 곳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민간투자사업과 지방공기업 등이 시행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들도 재정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약법령에서 정한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금액의 조정을 배제하고 피해를 기업에 일방적으로 전가해 업계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금의 상황을 천재지변에 준하는 위기상황으로 규정해 각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특단의 비상조치를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단련은 탄원서를 통해 민간공사와 민자사업, 민간참여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의무적 물가변동 계약금액 조정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으며 물가변동 제도가 있는 공공공사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라도 보다 현실적인 시장가격을 반영할 수 있는 대체 방안을 마련할 것과 총사업비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해 줄 것을 관계 부처 및 국회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업계의 경영 애로 완화를 위해 공기 연장시 발주기관의 간접비 적정 지급, 각종 건설 관련 부담금 등의 한시적 감면 필요성도 함께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경영 한계상황이 조금 더 지속한다면 이후 전국적 공사현장의 중단과 지역 중소업체의 줄도산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건설업계가 이 위기상황을 버텨낼 수 있도록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산연 관계자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량 축소,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상승 등으로 자재 수급의 극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상승 및 자재 가격·인건비 급등, 투자 위축, 부동산시장 단기 하락장 등 부정적 요인들이 맞물려 있는 상황으로 정부와 업계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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