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가솔린 모델, 기존 10개월에서 5개월로반도체 수급 개선에 현대차·기아 내수생산 증가경기침체 가능성, 고유가에 소비심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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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늘어나기만 하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이달 들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일부 개선되고,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1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카니발’ 가솔린 모델의 대기기간은 10개월이었지만 이달 들어 5개월로 단축됐다. 기아 ‘K8’도 하이브리드는 12개월에서 11개월, 3.5 가솔린 모델은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었다.출고 대기기간이 18개월에 달했던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17개월로 1개월 단축됐다. 현대차 ‘그랜저’는 2.5 가솔린 모델이 6개월에서 5개월, ‘싼타페’ 디젤은 9개월에서 8개월로 하락했다.기아 ‘K9’은 6~8주에서 4~6주, 현대차 ‘쏘나타’ 1.6 가솔린 모델은 3개월에서 2개월로 조정됐다. 제네시스 GV70, GV80 등 출고 대기기간이 늘어난 사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감소세를 보였다.우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개선되면서 신차 대란이 다소 해소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자동차 업계를 옥죄고 있던 전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내수 생산량은 1월 23만5562대, 2월 22만3025대, 3월 25만3258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4월 26만6080대, 5월 27만678대, 6월 27만7501대로 증가세를 나타냈다.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IT 등 타 섹터의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차량용 반도체는 확연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또한 경기침체 우려,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자동차 대리점에서는 최근 계약이 취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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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대리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인기 신차의 경우 대기기간이 계속 증가하다가 이달 들어 계약이 약간 빠지는 추세”라면서도 “다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같은 모델들은 지금 계약하더라도 2024년에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한국은행은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p 인상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7월 3296.17까지 상승했다가 이달 14일 2322.32로 1000포인트 가까이 빠지면서 일부 고객들의 구매력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고유가도 수요 위축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7월1일 리터 당 1628원에서 이달 15일 기준 2054원, 같은 기간 경유도 1424원에서 2102원으로 대폭 상승했다.실제로 제네시스 GV70을 계약한 A씨는 “주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말 8~10%까지 오를 것이라고 하고 대출원금도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너무 쉽게 고가의 차량을 계약한 것 같다”면서 “계약 취소를 해야할 지 고민이 점점 깊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B씨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금 분위기를 보면 경제위기가 크게 올 것 같은데, 차나 바꾸고 있을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계약할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는데, 주식이 반토막나고 금리는 폭등할 것 같아 차를 바꾸지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밝혔다.한편, 출고 대기기간이 감소하더라도 현대차, 기아의 올해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재고가 거의 없는 상태인데다가 판매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센티브를 낮춰도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수요가 약간 줄어들더라도 업체들은 당분간 인기 차종, 고급 차종을 중심으로 대기 물량을 해소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요 위축이 장기화된다면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