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 가속화로 안전자산 채권 개인자금 쏠려금리 상승 시 채권 가격 하락해 저가 매수 기회증권사·자산운용사 채권 상품으로 투심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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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인상 기조가 가속화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투자사들은 이같은 투자 트렌드에 맞춰 채권 판매 상품을 쏟아내며 개미 투심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5조545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7803억원)과 비교할 때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가 금리인상 여파로 하락세를 거듭하자 주식시장을 떠나는 개미투자자들의 모습과 대조된다. 연초 이후 코스피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해 동기 58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1조원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가 증시를 떠나는 반면 채권에 주목하는 건 채권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는 건 채권 투자자에겐 싸게 채권을 사들일 수 있는 기회다.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이전에 채권을 저가 매수해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증권사들도 채권 투자자 잡기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세전 연 4% 이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선순위 은행·금융지주 채권 3종을 판매한다. 

    KB금융지주·우리은행·농업금융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300억원 한도 선착순 판매다. 은행·금융지주 발행 선순위 채권인 만큼 안정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채권을 처음 접하는 개인들도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만기가 짧은 채권으로 구성했다. 

    KB증권은 오는 9월 말까지 온라인으로 채권을 100만원 이상 매수한 경우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온라인으로 신종자본증권 및 브라질국채 매매 서비스를 개시했고, 장외채권 1000원·미국국채 100달러 단위 소액으로도 가능하도록 했다.

    매매 서비스 강화에 따라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온라인 채권 매매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 차원에서도 채권형 ETF의 신규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초 ‘TIGER 미국나스닥100TR채권혼합Fn ETF’를 신규 상장했다. 국내 최초 나스닥100 채권혼합 ETF로, 이 회사는 개인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문화상품권 지급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달 말께 S&P500 주식과 미국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KINDEX 미국S&P500채권혼합액티브'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KB자산운용은 3년 국채선물에 투자하는 'KBSTAR 국채선물3년'을,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물가연동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KOSEF 물가채KIS'를 지난달 상장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채권이 위험을 줄이는 헤지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투자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