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 우세종 전환 후 재유행 현실로… 조기 확진 등 대응 취약 상황PCR 대비 민감도 떨어지는 신속항원 중심 검사체계 유지 ‘함정’ 빠른 확진 판정 후 대응체계 형성이 우선… 지역사회 전파 더 퍼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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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코로나19 재유행이 번지면서 정확한 진단 결과를 얻기 위해 PCR검사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한된 기준에 머물러 확산세 대비 지역사회 전파를 억제하는 기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자가진단 이후 동네의원을 방문해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것이 원칙인데 낮은 민감도 탓에 위음성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도 제도적으로 다음 단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PCR로 확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비급여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 가격 차이도 천차만별이다. 

    22일 방역당국의 코로나19 진단검사 지침에 따르면 우선순위 대상이 아니면 PCR검사는 전액 비급여로 진행된다. 

    여기서 우선순위 대상은 60세 이상 고령자, 동거인이 확진된 밀접접촉자 등 역학적 관련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이다. 대상자는 증빙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자가검사키트로 양성이 나온 사람은 키트를 갖고 방문하면 된다.

    본지가 서울소재 일선 병원과 종합병원급에 PCR검사와 관련해 문의한 결과, 대체로 동네의원에서 10만원대의 금액을 기준으로 전후 2만원 정도 차이가 존재했다. 종합병원으로 가면 6만5000원 수준에서 8만원대 정도로 가격이 책정된 경우가 많았다.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심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의사를 인정하면 우선순위 대상자가 돼 처방을 받고 검사를 하는 체계로 바뀐다. 이 경우에는 가격이 저렴해진다. 그러나 건강보험 체계를 적용받는 상황인데도 금액대가 다르다는 함정이 있다.

    동네병원에서는 3만5000원 수준이 비용이 들었고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종합병원의 경우에는 1만원대로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입원환자 보호자 등에 한해 4000원 수준으로 검사가 가능했다. 
     
    결국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이 나왔으나 코로나19 의심증상이 계속될 경우 대처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방역체계의 한계로 지적된다. 가뜩이나 전파력이 빠른 BA.5가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며칠 전부터 후각이 상실되고 발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충분히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정황이었지만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바람에 출근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의심증상이 지속되자 결국 자비로 PCR검사를 받아 양성으로 판정받았고 약 처방 등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 중인 40대 직장인 B씨는 “자가진단과 신속항원이 음성으로 뜨는데 심한 몸살이 걸린 것처럼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 한 번도 걸린 적이 없어 의심스러워 10만원 정도를 내고 PCR를 받아 확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현 상황에선 PCR검사 대상자 늘리는 것이 현명 

    감염병 전문가들은 3T(진단검사·역학추적·신속한치료) 전략이 발동돼야 할 시기이며, 이를 위해 PCR를 대폭 늘려야 대응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현행 우선순위 PCR검사 대상자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A, B씨의 사례처럼 신속항원검사가 가진 낮은 민감도는 오히려 유행 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일 정부가 전국에 70곳의 임시선별검사소를 늘려 검사량을 늘리겠다는 추가 방역대책이 발동했지만 제한된 기준을 풀지 않으면 공염불에 머무를 것이라는 의료계의 전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은 PCR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속항원검사는 PCR 대비 민감도 떨어져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은 상황이어야 확진이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라도 PCR검사 비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BA.5에 이은 켄타우로스(BA.2.75) 등 국내 유입이 확인됐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 분석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PCR 확대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신속항원검사 중심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풀어뒀다. 전체 확진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3T 전략 가동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