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 참여, 의협 비대위 회의결과 발표 예정'신입생 모집 중단' 등 강경 대응 기류반쪽짜리 여야의정협의체, 전공의 유인책 부재봉합 없는 치킨게임 지속 … 환자들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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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 갈등은 좀체 풀리지 않고 평행선만 그리고 있다. 반쪽짜리 여야의정협의체도, 회장 탄핵 후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도 봉합의 셈법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착상태가 지속돼 환자 피해만 쌓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하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는 전날 저녁 비공개 첫 회의를 열었다. 젊은 의사(전공의, 의대생)의 참여가 있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지만 증원 철회 등 입장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전 의협 비대위는 회의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나,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준용한다는 것이 핵심이기에 기존과 달라진 타협이나 봉합의 입장을 내기 어렵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의협 비대위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에서 "대정부 요구안의 관철을 향한 투쟁을 2025학년도에 진행한다"고 결정했다. 

    의대증원 철회가 없다면 복학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한 것으로 의협 비대위 회의에서 입장이 달라지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공의 역시 마찬가지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의대 모집 정지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올해 의대 신입생이 내년에 돌아오면 2025학년도에 원래 정원인 3000여명이 아니라 1000명이 들어온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의협 비대위는 총 15명인데 이 중 40%인 6명이 대전협과 의대협 몫이다. 이러한 젊은 의사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 운영하겠다는 기조여서 정부가 증원 철회나 신입생 모집 중단 등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투쟁 방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야의정협의체도 공염불이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단 개문발차했으나 의협과 전공의는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의협회장 탄핵 후 비대위 체제로 돌아서면 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오히려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는 "의료정상화를 위해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의료계와 지속 소통해 길을 찾겠다"며 "의협,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들도 협의체에 참여해 주시길 거듭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참여를 유인할 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젊은 의사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의협이 이를 옹호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착상태가 지속되니 의료계 내부에서도 불만이 쌓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교수는 "고질병인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사태를 푸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한 구조일 것인데 지금은 모두가 무너지는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자들 역시 공포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의협 비대위에 전공의 대표와 의대생 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미 수능도 치른 마당에 의대 모집을 중단하라는 요구는 수험생과 국민을 겁박하는 일"이라며 "젊은 의사들이 협의체 등 대화 마당에 나와 대화로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대란으로 인해 환자의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전문의 배출이 예년과 비교해 20% 불과한 상황이어서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며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존경받는 의사의 길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