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전공의 여야의정협의체도 '불참' 재확인이미 참여 중인 의대총장들에도 "나오라" 제안무의미한 낙관론, 정부가 꺼낼 카드도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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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생 모집을 전면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의대정원 증원분 재조정이 아닌 아예 '원천 봉쇄'를 의미한다. 수험생 겪는 혼란보다는 기존의 학생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이다.22일 박형욱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저녁 젊은 의사(전공의, 의대생)가 참여한 비대위 회의 결과를 공개하며 "2025년 의대 모집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올해 예과 1학년 학생들이 진급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입생이 들어온다면 기존 3000명 교육이 가능한 구조에서 6000~75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함께 교육을 받게 된다. 또 의대생들이 내년에도 휴학을 이어가는 방식을 택하게 되면 의대 교육체계가 엉키게 된다.박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사태를 해결할 생각 없이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간이 가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더 심각해질 것이며 해부학 실습 등 기초의학 실습과 이후의 병원 임상실습은 파탄으로 흘러가게 된다"고 우려했다.정부가 제안한 2026년 의대정원 원점 재논의 등 대책은 협상 안건에 오르지도 않았으며, 당장 내년도 증원분 조정을 넘어 의대생 모집 자체를 중단하라는 요구로 변했다.여야의정협의체에서 의료계가 빠지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대한의학회,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지만 평행선을 그리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박 비대위원장은 "이제 의료계 전 직역이 모여 일치된 의견을 낼 수 있는 비대위가 구성됐으니 (의대총장 등은)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보다 비대위에서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라고 제안했다.의료계는 대정부 투쟁으로 방향을 정했다. '길거리 투쟁' 등은 지양할 방침이나 어떤 형태로 대응할지는 미지수다.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 의대생의 의견을 준용해 의료계 전체를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의과대학 교수, 개원의, 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과 함께 의료농단 저지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다만 "아직 세부적 투쟁 노선을 결정되지 않았다. 추후 회의를 통해 방향이 잡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결국 의정 갈등은 풀리지 않고 치킨게임으로 전환된 모양새다. 더 이상 낙관론은 없다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정부는 아직도 여러 대책을 내면서 의협과 전공의와의 대화 테이블 형성에 주력하고 있지만 유인책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의대모집을 원천 중단하는 결정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는 9개월간 의료대란으로 피해를 본 환자들을 묵인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특히 의정 갈등을 중재할 카드도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내각 개편에 기대감을 거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