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칩4' 구성 속도… 中 압박 거세국내 반도체 수출 60%가 중국 시장美中 패권경쟁에 난감한 상황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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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대만을 포함한 '칩(chip)4' 구성을 밀어붙이자 중국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수출의 60%를 담당하는 주요 시장인 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의 난감한 상황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 형성을 위해 자국과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칩4' 구성을 밀어붙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들 4개국은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80%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처리에도 나서며 중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상원은 이번주 중 자국 내 반도체 산업에 총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을 처리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을 향해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사설에서 '중국은 한국 반도체 산업 최대 시장으로 이렇게 큰 시장과 단절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압박을 가하는 형국이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산업계 전반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크게 낮다. 이에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의 견제에 부딪힌 상황이다.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반도체를 쓰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005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수요처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시장 규모를 키워 지난해 160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 지난해에만 1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급률은 6%에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1434억 달러(약 160조 원) 상당의 반도체 중 중국에 본사를 둔 자국기업에서 생산한 제품 비중은 5.9%에 불과했다. 금액으로 보면 83억 달러(약 9조원) 규모다.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며 투자를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반도체 굴기에 집중 포화를 쏟아붇고 있는 만큼 힘들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업계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 모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서다.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1280억 달러 가운데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또한 SK하이닉스는 다롄에 웨이퍼 생산 거점을 신설할 계획인 가운데, 이 회사 D램 반도체의 45%가 장수성 우시에서 생산되고 있고, 삼성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40% 이상이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경제 위축이 지속되고 있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업계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