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올해 들어 채권 10조원 넘게 순매수…전년比 3배 수준 금리 상승기 채권 안전자산 각광…저가 매수 투자 적기 꼽혀증권사 월 이자 지급식 채권 인기…운용사 ETF 잇달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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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상품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상대적 안전 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채권 상품 라인업 강화와 더불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한 채권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도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누적 채권 매수액은 10조6359억원을 기록했다.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지난 2006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10조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527억원의 3배를 웃도는 기록이자 지난해 전체 순매수 규모(4조5675억원)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앞서 개인 투자자는 올 상반기에만 채권을 5조922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채권 순매수액의 2배 가까운 수치였다. 단 2개월여 사이에 또다시 5조원 넘게 매수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개인 투자자의 채권 매수 증가 원인으로는 채권자산이 가진 안전성이 거론된다. 최근 미국과 한국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부진이 이어지자 상대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채권 시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증가하자 증권사들은 잇따라 채권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월 단위 수입에 익숙한 투자자를 겨냥해 한 달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는 월 지급 채권을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국내 증권사 최초로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판매했다. 회사가 선보인 신용등급 AA등급에 만기 1∼3년의 월이자지급식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는 1000억원어치가 완판됐다. 

    통상 회사채는 보통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한다. 그러나 한 달 단위 수입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매달 이자를 지급하게 되면서 인기를 끈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최근 수요예측 흥행을 보인 롯데캐피탈을 비롯해 엠캐피탈, 오케이캐피탈 등 800억원 규모의 월 지급식 채권 매각을 시작했다.

    상품 라인업 강화와 더불어 투자자의 채권투자 접근성도 높였다. 홈페이지와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손쉽게 채권투자가 가능하도록 프로세스를 갖췄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통해 올해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만 1조원 이상의 채권을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한화투자증권은 세전 이율 5.01%의 ‘DGB캐피탈 채권’을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세전 이율 5.5%의 ‘이지스자산운용 10-1’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채권 ETF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9일 ‘삼성 KODEX 미국종합채권SRI 액티브 ETF’와 ‘삼성 KODEX 아시아달러채권SRI플러스 액티브 ETF’ 2종을 신규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술 우량주 지수인 나스닥100 주식과 우리나라 국채에 분산 투자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TR채권혼합Fn’ ETF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에 30%, 미국 국채와 달러 표시 회사채 등에 70% 비중으로 분산 투자하는 ‘KINDEX 미국S&P500 채권혼합 액티브’ ETF와 ‘미국나스닥100 채권혼합 액티브’ ETF 2종을 이날 상장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라며 “현재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향후 금리 하락 및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나 기관 투자자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채권투자가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 확산되며 투자자의 수요도 늘고 있다”라며 “특히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퇴직자를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