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e심 상용화, 1폰 2번호 듀얼심 시대요금제 자유로운 해지·유무선 결합할인 가능, 유심보다 저렴이통사 수익성 감소 우려 속 e심 연계 마케팅 경쟁 불가피
  • ▲ ⓒ과기정통부
    ▲ ⓒ과기정통부
    이달부터 'e심(eSIM)'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스마트폰 1대당 2개 전화번호를 쓸 수 있게 된다. 업무와 사생활이 분리되는 시대가 열리면서 통신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내 이동통신3사는 e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e심은 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로, 스마트폰 안에 내장되는 소프트웨어다. 

    기존에 직접 끼워서 사용하는 기존 '유심(USIM)'과 달리 개통 과정에서도 이용자가 정보를 직접 내려받기만 하면 된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듀얼심(e심+유심)' 서비스도 가능하며, 두 개의 이통사·알뜰폰 요금제 이용이 가능해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e심의 다운로드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7700원) 대비 저렴하다. 재다로운드도 가능해 기기변경 시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 데다가, 자유로운 번호 이동을 통해 MZ세대들의 구미를 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69개국에서는 일찌감치 e심을 도입, 사용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글로벌 스마트폰의 50%에 e심이 지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 스마트폰 제조사 등이 'e심 협의체'를 구성하고, 올해 9월 상용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에 지난달 26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차기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4·Z폴드4'에 e심이 탑재, 본격적인 서비스 물꼬를 틔웠다.

    이통3사도 e심 상용화에 발맞춰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고심 중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에 따라 이용자 차별 소지가 있어 기존 요금제에 부가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의 전용 요금제를 선보일 전망이다.

    KT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듀얼심' 전용 요금제를 선보였다. KT 무제한 요금제를 쓰고 있는 자사 고객에게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다. 

    듀얼번호 통신망은 일반 요금제에서 쓰는 통신망과 같은 망을 활용한다. 자체 음성, 문자 제공은 없지만,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약정이 없어 가입과 해지도 간편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KT와 유사한 방식의 e심 전용 요금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자들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e심 비용이 저렴한 데다가 가입자 이탈, 단말 판매비 감소 등으로 이통3사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면서 "가입자 위주의 혜택을 늘리는 동시에 결합할인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연계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