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일본·프랑스 등 대통령실·총리실 중심 총괄기능 수행 일관성·연속성 보장으로 비효율 제거가 관건 고위험·고수익·불확실성 감안 도전적 예산 정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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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의 핵심과제로 바이오헬스가 떠올랐고 투자, 인프라, 규제개혁을 근간으로 다각적 지원책이 발동될 예정이다. 

    하지만 관련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각부처 상위 개념의 별도의 기관이 없어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으며, 고위험·고수익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경직되고 정형화된 예산 중심 과학기술 행정체계가 한계로 지적된다. 

    최근 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바이오헬스 혁신 거버넌스 비교분석 연구’에 따르면, 현재 예산 중심 연구행정 관리의 과도한 경직성으로 급속한 기술과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관성과 연속성이 보장되지 못해 매몰 비용이 과다 발생하는 등 비효율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비효율성 제거를 위해 부처보다 상위 수준의 별도 기관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를 유망산업으로 인지한 타 국가에서도 국가차원의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이를 총괄하는 개념의 컨트롤타워가 확립됐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바이오헬스 혁신 거버넌스는 대통령실 산하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과학기술정책국(OSTP),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가 협력하는 체계로 유지된다. 

    영국의 생명과학국(OLS)은 혁신성장팀, 전략·투자·제조팀, 통상·규제팀 등을 두고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주기 관점에서 바이오헬스 분야 육성 정책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건강·의료전략추진본부가 연구개발을 포함한 전주기적 혁신정책·전략 수립하고 이에 따라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통해 6대 통합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기초연구부터 실용화까지 전주기 관점에서 정책 실행한다. 

    프랑스 역시 혁신연구부, 보건부 그리고 재정경제부가 분절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바이오헬스 혁신 거버넌스의 총괄 조정을 위해 (가칭)보건혁신청 (Health Innovation Agency, AIS) 설립 이 예정됐다. 

    보고서는 “앞서 제시된 국가들의 경우 바이오헬스 혁신정책을 대통령실 혹은 총리실 중심으로 정책의 총괄조정 기능을 수행해 중앙부처 및 유관기관들 간의 정책 조정이 수월하게 작동할 수 있어 일관성 있는 정책이 신속하게 추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도 각 부처보다 상위 수준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바이오헬스 관련 산업정책을 조정·조율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예산 안정주의 ‘독’… 예타 개선·피버팅 수용  

    바이오헬스 분야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거듭나려면 고위험·고수익, 불확실성이라는 특징을 고려한 예산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과제로 거론됐다. 

    경직되고 정형화된 기존의 예산중심 과학기술행정체계의 틀을 벗어나 도전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혁신 시도를 위한 ‘회계연도 독립원칙’, ‘총액 계상’ 및 ‘계속비’ 등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성과달성까지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특징을 반영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시도와 도전이 새로운 기회 창출의 원동력인데, 불구하고 현재의 안정주의적이고 경직된 과학기술행정체계에서 실패는 낙오로 여겨진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유연한 사고와 혁신 활동이 중요한 요소이지만 예산 중심 행정관리체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과학기술행정체계에서는 혁신활동과 사고가 제한적이고 경직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실제 바이오헬스 분야 범부처사업단(신약, 의료기기, 재생의료) 인터뷰 결과에서도 예비타당성조사 기획보고서에 준거한 굉장히 경직된 예산 중심 연구개발사업 관리를 성과달성을 위한 혁신활동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기술혁신 속도를 반영하지 못하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을 통해 도전적이고 임무 지향적인 혁신프로그램은 기술과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계획의 피버팅(pivoting)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별도의 제도 마련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