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서울숲길에 첫 오프라인 매장 열어'마켓컬리' 이미지 최소화… 문화 알리기에 집중연 3회 테마 변경… 日 2회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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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주택가 골목을 빠져나오자 일차선 도로가 길게 펼쳐진다. 도로 양 쪽에는 카페와 음식점, 액세서리 가게 등이 늘어서있다. 아기자기하고 작은 가게들이 저마다의 인테리어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 세운다.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도보로 15분, 주택가들이 밀집한 이 지역에 마켓컬리가 첫 번째 오프라인 공간인 ‘오프컬리’를 8일 열었다. 195㎡(약 59평) 규모의 저층부 주택을 개조해 꾸민 곳으로 기간 별로 테마에 맞춰 운영되는 형태다.매장의 위치와 콘텐츠 구성 등을 볼 때, 오프컬리는 지나다 들를 수 있는 고객보다는 ‘알고 찾아와주는’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다.실제로 오프컬리 매장이 위치한 서울숲 상권은 교통량이 적은 작은 골목의 다가구 주택단지에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 등이 입점해있는 곳이다. 주택 골목 안쪽에 위치한 건물 외벽에는 특별한 문구나 장식도 없다. 반 지층 형태의 1층이 들여다보이는 창문에만 작게 ‘Off Kurly’라고 적혀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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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은 컸다. 명절을 하루 앞둔 평일 오전이지만 개점과 동시에 대여섯명의 손님들이 1층 매장에 들어섰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마켓컬리의 이미지가 없다’는 점이었다. 출입구를 마켓컬리 특유의 보라색으로 칠한 것 외에 내부 장식이나 인테리어 어디에서도 ‘마켓컬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마켓컬리 관계자는 “다양한 테마 관련 제품과 문화를 큐레이션하기 위한 공간”이라면서 “방문한 사람들이 테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이미지를 거의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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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Showcase’로 시즌별 테마에 맞게 큐레이션 된 상품과 굿즈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첫 테마인 ‘지중해 겟어웨이’에 맞춰 지중해 올리브오일과 와인을 비롯해 다채로운 지중해 특유의 컬러와 패턴을 녹여낸 굿즈가 전시돼있다. 커틀러리와 테이블웨어, 캔들, 티타월, 에코백 등이 10여평의 작은 공간 안에 오밀조밀하게 놓여있다.일반 소비자들이 방문해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으로, 굿즈와 올리브 오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단순히 요리 외에도 오렌지 향이 가미돼 커피에 한 두 방울 떨어뜨려 즐길 수 있는 올리브 오일 등 여러 형태의 제품들이 준비돼있다. 다양한 국가의 식문화를 고객들에게 여러 형태로 알리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특히 서울 성동구 지역 생산자들과도 협업해 선보이는 제품도 눈에 띄었다. 성수동 센터커피, 리커버리커피바 등과 협업해 선보이는 ‘서울숲 블렌드’, ‘서울숲 콜라보 드립백’ 세트 등이다. 마켓컬리는 상권 지역 생산자들과 협업해 다양한 상품을 연구하고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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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과 3층은 테마에 맞춰 다양한 체험형 도슨트가 진행되는 공간이다. ‘Everyday with Olive Oil’이라는 테마로 진행된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가 지중해 지역 올리브 오일을 테이스팅 해보고 실제 요리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오후 7시에 진행되는 도슨트는 ‘소믈리에와 함께하는 Off Kurly's Pick’이라는 테마로 지중해 지역 식재료와 오일 등의 지식을 기반으로 구성된다.다만 2층과 3층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다보니, 일반 고객들은 10여평 남짓한 1층 공간 외에는 둘러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오프컬리는 일정 기간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가 아닌, 정식 매장으로 시즌별 테마를 바꿔가며 운영된다. 첫 선을 보인 지중해 겟어웨이 테마는 10월 30일까지 운영되며, 도슨트 프로그램도 연 3회 테마에 맞춰 변경된다.마켓컬리 관계자는 “파트너와의 상생을 도모해온 컬리는 오프컬리를 통해 또 한 번 서울숲 지역 생산자들과 소비자를 연계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