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맞춤생산 구축하며 '스마트팩토리' 탈바꿈'디지털 트윈' 기술로 생산라인 현황 파악 한 눈에물류로봇 'AGV' 등 자동화 시스템으로 업무 효율 향상친환경 에너지 설비 구축 등 ESG 경영 실천도 앞장
-
LG전자의 창원공장이 올 3월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가전 제조혁신 미래를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DX)을 선도하고 있다.지난 6일 방문한 'LG 스마트파크'는 경남 창원에 위치했다. 지난 1976년 준공된 창원공장이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다품종 맞춤 생산 체계로 변경하며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했다.LG전자는 2017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시작해 2021년 9 1차로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냉장고, 오브제컬렉션, 북미향 프렌치도어 등 냉장고, 정수기 등 3개 라인의 가동을 시작했다.창원 LG 스마트파크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스마트파크1은 대지면적 25만6000㎡로, 축구장 약 35개 규모다. 이 곳에는 통합생산동과 3개 생산동, R&D센터 등이 있다. 주로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을 생산한다.스마트파크2는 스마트파크1보다 면적이 약 2배 큰 42만㎡로 축구장 약 60개 규모에 달한다. 9개 생산동과 연구동 등이 있으며 주로 에어컨, 세탁기, 컴프레서, 모터 등을 만들고 있다.통합생산동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대형 화면이 있는데, 화면에서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로 구현한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제품 생산 실적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LG스마트파크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포함해 로봇, 디지털 정보화 기반의 유연 생산시스템 등을 활용해 1개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58종의 모델을 생산한다.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업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상태에 미리 대비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디지털 트윈 기술은 물류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한다. 예를 들어 10분 뒤 라인 일부에서 자재가 부족해 정체가 될 예정이라면 미리 해결하도록 안내한다. 실시간으로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기 때문에 한 개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 맞춰 부품과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
생산라인에 들어서면 로봇팔이 20㎏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손이 많이 가는 나사 체결도 로봇팔이 진행한다.LG전자는 로봇팔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D 비전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로봇이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로봇이 어렵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 작동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해 품질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그 결과 시간당 제품 생산대수는 20%가량 증가했다.이처럼 지능형·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통합생산동 안에서는 사람이 부품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로봇이 지능형 무인창고에서 부품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고 있었다.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은 지상에서 최대 600㎏의 적재함을 자동 운반하고,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부품 박스를 올리면 고공 컨베이어로 천장에서 최대 30㎏의 박스가 분주하게 오간다. AGV는 바닥의 녹색 영역을 따라 QR(주소)로 이동한다. 노란색 라인은 사람이 지나가는 통로로 구분해놨다. QR이 훼손되면 로봇은 멈추고 알람을 보낸다. 이동할때도 앞에 사람이 있으면 멈춰서며 소리를 낸다. 배터리가 일정 수준으로 닳으면 지정된 위치로 가 스스로 충전도 한다.AGV는 LG전자가 생산기술원과 함께 개발해 평택에서 제조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현재 3개 종류로 총 50대 운영 중이다. AGV는 다양한 산업에 적용 중인데, LG 스마트파크의 AGV는 5G 통신망 최초 구축한 사례다.LG전자는 원활한 물류를 위해 LG유플러스와 협업해 LG 스마트파크에 5G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5G 모듈을 장착한 물류로봇은 공장 내에서 끊김 없는 안정적인 통신을 통해 자재를 빠르고 정확하게 운반한다.LG 스마트파크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은 업무와 공간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했다.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단축됐고 물류면적은 30%가량 감소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감소했다. LG 스마트파크의 자동화율은 65% 수준으로, 기존보다 2배가량 증가했으며, 13초당 1대씩 냉장고를 생산 중이다.자동화가 구축됐다고 인력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LG 스마트파크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스마트공장 구축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로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로봇이 맡고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킨 구조다. 결국 사람을 위한 자동화인 셈이다. LG전자가 창원 사업장의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생활가전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일자리도 10~15% 늘었다.통합생산동에서 하루에 수집하는 데이터량은 약 500GB다. LG전자는 공장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생산과정 전반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기존 냉장고 생산라인의 일 평균 데이터 수집량인 50MB 대비 1만배가량 많다.LG전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전환으로 LG스마트파크에서 수집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면서 제품 불량,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예방한다.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제품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불량이 발생하면 어떤 설비에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수리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실제 제품의 불량 원인 분석시간이 기존 대비 약 50% 단축됐고 현장 불량률은 30% 정도 줄어들었다.LG 스마트파크가 최종 완공되는 오는 2025년에는 고도화된 냉장고 생산라인 1개를 추가하고 제조혁신 노하우가 녹아 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LG전자는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이어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노력을 펼치며 글로벌 가전 선도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
LG 스마트파크에는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이 적용돼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효율이 개선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전력 피크 저감용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전기 사용량이 적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주간 피크 시간대에 사용해 공장 전기요금을 낮춰준다. 국가 전력망의 피크전력을 낮춤으로써 예비발전설비 가동을 줄이고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한다.LG 스마트파크는 창원시 소재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스팀으로 변환해 공급받아 열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료를 직접 연소시키지 않고 재활용된 스팀을 활용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최근에는 GS EPS와 손잡고 LG 스마트파크 건물 옥상에 1만여장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연내 1차 준공을 완료해 운영을 시작하고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이면 건물 사용 전력의 약 10%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LG전자는 LG 스마트파크의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생활가전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협력사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창원 지역에 있는 11개 주요 협력사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700여명으로 LG스마트파크 가동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15% 증가했다.LG스마트파크 준공 과정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 통합생산동 1차 준공을 위해 22개 지역 건설업체와 누적인원 16만명이 참여했다.그 밖에도 LG전자는 올해부터 주요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 및 관리해 감축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매년 협력사 제조현장의 위험공정을 개선하고 공정 자동화 구축을 지원하면서 오랜 기간 쌓아 온 제조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