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긴축 기조 장기화에 연일 약세정부 이달 중순 증안펀드 가동 예상증시 안정화 도움…추세적 반등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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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 강화로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가동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증안펀드가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워 증시를 안정시켜줄 것이라 보면서도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이달 중순 증안펀드 투입을 위해 증권 유관기관과 실무협의 및 약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성 규모는 10조원 수준으로, 유관기관과 실무 협의를 거쳐 이달 중순쯤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7600억원은 지난주 이사회 절차 등을 거쳐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증안펀드 가동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증안펀드 실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자본시장 관련 10월 중 증안펀드가 즉각 시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을 위해 금융사와 증권 유관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개별 종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지수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과거 2003년, 2008년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2020년까지 총 3차례 펀드가 조성된 바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총 10조7000억원 규모로 구성됐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공급돼 증시가 반등하자 펀드는 활용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증안펀드 재가동 시 증시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안펀드가 수급상 활로를 열어주는 만큼 급락세를 어느 정도 진정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코스피200, KRX300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자금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03년과 2008년 증안펀드 투입 당시 코스닥 주식도 매입 대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150의 수급 안정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형 상품 위주로 증안펀드 자금이 유입되면 당장 대형주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시장 노이즈가 파다한 상황에서 시스템리스크 전이를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증안펀드로 개인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융자잔고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 외국인이 추가 이탈하면서 증가한 반대매매 물량을 증안펀드 규모로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안펀드가 증시 폭락을 막을 순 있어도 추세적인 반등을 이끌어내긴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과거 리먼브라더스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등 증안펀드가 투입된 당시와 달리 인플레이션에 발목 잡혀 정부 중앙은행이나 부양책을 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제 증안펀드 가동으로 V자 반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기술적 및 밸류에이션 지표상 역사적 하단에 근접해 있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수급 유입으로 최소한 지수 하락을 완충시켜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번 증안펀드의 목적은 증시 반등이 아닌 안정화"라며 "펀드 집행 직후 단기적인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 유동성 축소 과정에서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