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일 노조 찬반투표서 파업 여부 결정협상력 제고 위해 3사 노조 공동 대응 유력생산 차질에 따른 납기 지연 가능성도 있어
  • ▲ 지난 7월 18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삼호중공업) 노동조합이 서울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공동교섭을 사측에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 7월 18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삼호중공업) 노동조합이 서울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공동교섭을 사측에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3사 노조가 파업 수순에 돌입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선부문 실적이 3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가 지난 7월 상견례 이후 20여차례 교섭하는 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파업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교섭안을 전달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사측의 교섭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3사 노조가 공동으로 대응 중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는 3사 노조가 모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현대미포조선도 17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임금 14만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성과급 250%+@ 보장, 신규 채용 및 우리사주 지급(50주 무상 지급+50주 매입 이자 지원), 고용 보장 등 내용이 담긴 교섭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신규 채용, 사내복지 기금 출연, 정년 연장, 기업공개(IPO) 관련 준비위원회 구성, 하기 휴가비 통상임금 50% 변경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조선3사 노조는 아울러 임금피크제 폐지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교육비 지원 현실화, 사회연대기급 10억원 출연 등 공동 요구안을 마련하고 ‘조선3사 노조 공동 단협’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회사마다 경영 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시 연간 2500억원 이상 비용이 더 발생한다는 이유로 공동교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공동교섭을 주장하는 데다, 공동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조선3사 노조는 이번 파업 찬반투표에 앞서 20일 ‘2022 임·단협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오후 12시에는 노동조합 앞 민주광장에서 오토바이 경적시위를 진행하고 오후 5시30분 본격적인 결의대회를 통해 투쟁 동력을 끌어모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공동 대응으로 대규모 파업이 진행될 시 선박 건조 차질이 불가피하고, 이는 생산 리스크 확대로 이어져 대외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된다”며 “현재 3년치에 달하는 일감을 확보했고 흑자를 겨우 눈앞에 둔 상황인데 파업에 따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2019~2020년 임단협 결렬을 이유로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노조 지부장을 포함한 10여명이 크레인에 올라갔고 조합원 800여명은 크레인 밑에서 집회를 열었다.

    2021년 임단협도 난항을 겪으며 올 4월부터 5월까지 전면 파업 및 부분 파업이 병행됐고, 이에 따라 일감이 막힌 협력사들이 수백억원의 피해를 호소하며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