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개최"TV용 8.5세대 공장 IT로 이전 추세""LGD, 중국·대만 업체와 경쟁 치열할 것"
  • ▲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진행된 '2022년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데이비드 시예 옴디아 수석 연구 이사가 연설하고 있다. ⓒ이성진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진행된 '2022년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데이비드 시예 옴디아 수석 연구 이사가 연설하고 있다. ⓒ이성진 기자
    중국 패널업체들이 LCD TV 시장을 장악한데 이어 IT 패널 부분도 빠르게 늘려가면서 또 다시 '치킨게임'에 돌입할 전망이다. TV 시장이 최악의 시기를 겪으면서 비교적 성장세가 높은 IT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IT 사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옴디아는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2022년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으며, 전 세계 옴디아 소속 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이 연사로 참여해 디스플레이 산업 동향과 시장 전망을 공유했다.

    대형디스플레이를 담당하고 있는 정윤성 옴디아 상무는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은 현재 대비해서는 많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TV의 성장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며 "패널업체들은 IT 분야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IT 패널의 지난해 출하량은 역사상 가장 높은 7억장 이상을 기록했다. 매일 130만장 수준의 패널이 팔린 셈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특수가 빠지면서 6억장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기업들의 재택근무 권장 비율이 높아지고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는 등 트렌드가 바뀌면서 데스크톱PC 수요가 종식되고, 노트북과 태블릿이 대체하고 있다.

    데이비드 시예 옴디아 수석 연구 이사는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가장 큰 화제는 TV에서 IT로의 이전"이라며 "당초 8.5세대나 8.6세대 공장을 지을 때에는 TV용이었지만, 현재 절반 이상이 IT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국 업체들은 TV 수요 둔화로 IT 전환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은 이미 IT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고부가 중심으로 IT용 LCD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차별화 여지가 제한적이라 파단되는 LCD TV 부문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으며, 국내 TV용 LCD 패널은 내년 중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이미 중국 캐파 20만장 중 10%는 IT로 전환했으며, 나머지 17만장 수준도 커머셜과 IT 등 경쟁우위 제품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CD 사업을 완전히 접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8세대 IT용 OLED 라인 투자를 공식화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IMID 2022'에서 "연 매출 500억달러 달성을 위해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같은 투자 계획은 OLED 패널을 탑재한 아이패드 출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이르면 2024년부터 OLED가 탑재된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노트북용 OLED를 양산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고부가 중심으로 IT용 패널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TV 사업처럼 가격과 물량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한다면 또 다시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상무는 "중국 업체들이 IT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TV의 '치킨게임'을 끝내고 IT 장악에 들어갈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하이엔드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업체들도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내년 IT 패널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