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 0.6%↓·소비 1.8%↓·투자 2.4%↓…두달만에 '트리플 감소'반도체 혹한기 지속… 1년 전보다 생산 3.5%↓·재고 54.7%↑경기예측지수 0.1p 하락…8개월째 기준치 밑돌아·불확실성 확대
  • ▲ 반도체.ⓒ연합뉴스
    ▲ 반도체.ⓒ연합뉴스
    경기침체 우려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했다. 7월이후 2개월만이다.

    산업생산은 수출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이른 추석 명절로 말미암아 6개월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던 소비는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면서 제조업이 부진한 가운데 고물가와 금리인상으로 소비마저 위축되면 경기둔화가 빨리질 수 있어 우려되는 대목이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7.0(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6% 감소했다. 3개월 연속 줄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모두 생산이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1.8%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광업에서 늘었으나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생산이 줄었다. 제조업은 통신·방송장비(20.5%), 의료정밀광학(8.3%)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그러나 D램,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4.5%) 생산이 살아나지 못했다. 다만 감소폭은 전달(-12.8%)보단 둔화했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도 3.5% 줄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여파와 정보기술(IT) 등 전방산업 부진 여파로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일부 철강업체 가동이 멈추면서 1차금속(-15.7%)도 생산이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5%로 전달보다 0.8%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17.8%), 통신·방송장비(20.3%), 자동차(1.4%) 등에서 늘었으나 석유정제(-9.2%), 1차금속(-7.6%), 식료품(-4.8%) 등에서 줄면서 전달보다 0.3% 줄었다. 내수 출하는 1.9% 감소했다. 반면 수출 출하는 2.0% 증가했다. 수출 출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0.5%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1차금속(-4.3%), 자동차(-2.0%), 화학제품(-1.8%) 등에서 줄고 석유정제(12.8%), 식료품(4.4%), 전자부품(3.6%) 등에서 늘면서 전달보다 0.2%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5%나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3.4%로 전달보다 0.5%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3% 줄었다. 3개월 만에 증가세가 멈췄다. 정보통신(2.4%), 금융·보험(0.9%), 숙박·음식점(2.1%) 등에서 늘었으나 도소매(-2.1%), 보건·사회복지(-1.0%), 예술·스포츠·여가(-3.3%) 등에서 줄었다.

    전달(-9.2%) 감소폭이 컸던 공공행정(2.8%)은 증가로 돌아섰다.
  • ▲ 소비.ⓒ연합뉴스
    ▲ 소비.ⓒ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8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1.8% 감소했다. 이른 추석 영향으로 전달 6개월 만에 반등한 뒤 한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5.8%) 판매는 늘었다. 그러나 명절 후 식자재 수요 감소와 외부활동 증가가 맞물리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0%) 판매가 줄었다.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말미암아 의복 등 준내구재(-3.7%) 판매도 감소했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47조311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은 전달(9.6%)보다 둔화했다. 소매업태별로는 슈퍼마켓·잡화점(-4.4%), 전문소매점(-1.2%)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승용차·연료소매점(23.4%), 무점포소매(3.0%), 편의점(8.9%), 백화점(6.2%), 대형마트(0.5%), 면세점(0.1%)에서 판매가 늘었다.

    소비는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속보치·전분기 대비)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 소비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2.4% 감소했다. 한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선박 등 운송장비(11.5%) 투자는 늘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줄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했다. 건축(1.7%)에서 늘었으나 토목(-5.0%) 공사 실적이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공장·창고 등 건축(24.8%), 기계설치 등 토목(97.0%)에서 모두 늘어 1년 전보다 35.9% 증가했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2개월 만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기동향 지수는 엇갈렸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달보다 0.1p 올랐다. 5개월째 오름세다. 광공업생산지수는 감소했으나 수입액, 서비스업생산지수 등이 증가했다.

    반면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달보다 0.1p 하락했다. 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8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재고순환지표, 기계류내수출하지수는 증가했으나 장단기금리차, 코스피 등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