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레나, 카카오 착공 지연-투자 불투명메디컬단지, 도봉면허시험장 제동에 사업 부지 재검토GTX C노선도 곳곳서 잡음… 동북권 집값 반등도 '요원'
  • ▲ '서울 아레나' 조감도. ⓒ카카오
    ▲ '서울 아레나' 조감도. ⓒ카카오
    서울 동북권 초대형 개발사업인 카카오의 '서울 아레나'와 창동 바이오메디컬복합단지 사업, GTX C노선 등이 잇달아 암초를 만났다.

    서울 아레나의 경우 개발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사업자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복합단지는 경기 의정부시의 반대에 봉착해 난항중이고 GTX C노선은 구간별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창동 차량사업소 인접 부지에 추진 중인 '서울 아레나' 건립이 지연되고 있다.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가 수도권지하철 1·4호선 창동역 환승주차장 등 약 5만㎡ 부지에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11만9096㎡ 규모로 K팝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내 최초 아레나급 음악전문 공연장(1만8269석)과 중형공연장(2010석), 영화관(7개관, 1001석) 및 대중음악 지원시설, 판매·업무시설 등이 포함됐다.

    국내외 뮤지션의 공연, 음악 시상식과 축제, 대형 아트 서커스 등 연간 약 90회 이상의 대형 공연 개최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가 사용부지(5만149㎡)를 제공하고 카카오가 자기자본 등으로 3120억원의 사업비 전액을 투입해 설계·시공할 예정이다. 시설 소유권은 시가 갖고, 카카오는 준공후 30년간 시설 운영과 유지관리를 담당한다.

    애초에는 6월 착공해 2025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건설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한 뒤 대체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민간사업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금융권이 PF 대출을 규제하고 관련 대출금리가 폭등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금난에 빠질 경우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카카오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등으로 고속성장하던 실적이 한풀 꺾였다. 이날 카카오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82억원에 비해 10.6% 감소한 1503억원의 영업이익을 3분기에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비스 먹통 사태를 일으킨 문어발식 확장 성장 전략에 대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그는 "서비스 안정성을 비롯해 문어발 확장, 필요치 않은 부분에 대한 투자 등을 전면 재검토해 조금이나마 잃어버렸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사업을 놓지는 않더라도 재검토 과정이 거시경제 등 외부 요인들로 인해 재검토 기간이 적잖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건설원가뿐만 아니라 금융비용도 많이 올라 애초 사업비 3120억원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자개발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공영개발도 쉽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의 의정부시 이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체 부지 물색과 개발범위 축소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와 의정부시는 도봉면허시험장을 의정부 장암동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6월 당선된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전격 취소를 결정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가 김동근 시장을 찾아가 설득에 나섰으나,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주민들과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진행된 잘못된 행정 절차"라며 후보자 시절부터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지난해 말 서울시와 의정부시, 노원구는 차세대 바이오메디컬 복합단지의 핵심 앵커시설을 유치할 도봉면허시험장을 의정부시 장암동 일대로 이전하는 사업을 협약한 바 있다.

    서울 바이오메디컬단지는 창동 차량사업소와 도봉면허시험장을 합친 24만8000㎡ 부지에 바이오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으로 옮겨가는 차량사업소 이전 공사는 이미 시작됐다.

    노원구는 이 부지에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 의료분야 연구기관 등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특히 서울대병원 유치도 추진했으나,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 측은 "기관간 합의를 단체장이 바뀌었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한 것은 부당한다"며 "2008년부터 10여년에 걸려 간신히 장암동 부지를 찾았는데, 이제 와 대체지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의정부시는 면허시험장 대신 벤처산업단지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의정부시 측은 "장암동 부지는 수도권순환고속도로 의정부 IC와 인접한 의정부시의 관문"이라며 "시의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GTX C노선 신설도 지지부진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 최근 B노선이 재정 구간에 이어 민자 구간에서도 사업자 선정이 미뤄지면서 적기 착공이 힘들어진 가운데 C노선의 경우 지역민 갈등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C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역부터 수원역까지 약 75㎞를 잇는 도시고속철도로,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강남권 관통 노선변경 갈등, 창동역 지상화 논란 등 첫 삽을 뜨기도 전부터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애초 국토교통부는 상반기 중 실시협약을 마치고 곧바로 착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협상 지연으로 전체 일정이 내년 3월로 미뤄졌다.

    국토부의 노선 원안은 지하 40~60m 깊이로 철도를 내는 대심도 방식으로,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부 동의 아래를 지나가는 것이었다. 이에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지반 붕괴 위험을 이유로 거세게 항의해 난관에 부딪혔다.

    도봉 구간(창동역~도봉산역) 지상화 방안에도 도봉구와 지역민들이 실력 행사를 불사하면서 격하게 반대하고 있다. 현재 도봉구민들은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5주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는 올 들어 각각 5.13%, 5.96%, -3.84% 하락하면서 서울 평균 하락 폭(-2.67%)을 가속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 91.2%, 5.96%, 3.74% 증가한 것에 비해 크게 가라앉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