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600억… 전년比 반토막TV 불황 속 대형 DDI 매출 비중 10%p 급감4분기도 '흐림'… 전장向 신사업 성과 달성 시급
  • ▲ 자료사진. ⓒLX세미콘
    ▲ 자료사진. ⓒLX세미콘
    코로나19 기간 동안 TV와 IT 시장 호황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써내려갔던 LX세미콘이 이 기세를 몰아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반토막 난 데다 주력 사업인 TV 부문의 시장 회복이 내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LX세미콘은 코스닥시장에서 이전 상장을 추진해왔으며, 지난달 25일 코스피시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LX세미콘이 자리를 옮기는 건 2010년 코스닥에 상장한지 12년 만이다.

    LX세미콘의 코스피 이전은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자금조달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팹리스 회사인 LX세미콘은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조8988억원, 영업이익 3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3.4%, 292% 급증하는 등 개선된 재무상태를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3000평 규모 부지에 방열기판 생산을 위한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이르면 연내 완공될 전망이다. LX세미콘은 지난해 10월 LG화학으로부터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 컴포지트 머터리얼즈'의 지분 30%와 유·무형 자산을 인수하는 등 방열기판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방열기판은 제품의 가동 중에 발생되는 열을 가능한 빠르게 외부로 방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최근 친환경 전기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고전력 반도체 사용이 확대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텔레칩스 지분 10.93%(151만5000주)를 267억원에 취득하며 차량용 반도체 강화에 나섰다. 텔레칩스는 차량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반도체를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LX세미콘은 전장을 중심으로 외형 확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TV 시장 불황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며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LX세미콘은 올 3분기 매출 4786억원, 영업이익 6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53.2% 감소한 수치다. 전체 매출 중 TV 사업 비중은 34%로, 전년 동기 대비 10%p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각종 재무지표도 하락세를 보였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3분기 46%에 달했지만, 1년새 17.4%로 급락했다. 에비타 마진도 같은 기간 26.9%에서 14.1%로 줄었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주력 사업 하나가 휘청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LX세미콘의 전장향 신사업 성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LX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계열사 내 핵심 위치에 있는 LX세미콘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 중인 여러 가지 신사업이 점차 구체화 될 경우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