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신청' FTX서 사라진 8700억원…해킹 가능성 조사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서 8700억 원어치 가상자산이 사라졌다. 회사 측은 해킹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블록체인 분석회사 난센을 인용해 FTX의 코인 거래 플랫폼 FTX 인터내셔널과 FTX US에서 6억6200만 달러(8700억원) 상당의 디지털 토큰이 지난 24시간 유출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FTX에서 4억7500만 달러(62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초기에 유출됐고, "의심스러운 정황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해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자금 유출 사건은 FTX가 전날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직후에 발생했다.

FTX 법률고문인 라인 밀러는 트위터를 통해 "각 거래소들의 FTX 계좌 잔고 통합과 관련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크립토 지갑인 '콜드 스토리지'로 옮기는 예방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존 J. 레이 3세(John J. Ray III) 최고경영자(CEO)의 성명을 인용해 "특정 자산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했고 "수사기관과 규제당국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측은 고객들에게 FTX 앱을 삭제하고 홈페이지에 접근하지 말것을 공지했다.

톰 로빈슨 엘립틱 공동창업자는 이번 사건에서 사라진 가상자산이 FTX에서 빠져나간 뒤 가상화폐 이더리움으로 곧바로 환전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더와 같은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은 거래를 자동으로 처리해 자산 압류를 피하고 싶어하는 해커들이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편, 가상화폐 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위기를 맞은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아르헨티나로 도피했다는 온라인상 소문이 사실이냐는 로이터통신의 질의에서 "아니다"라며 FTX 본사가 위치한 바하마에 체류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