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尹대통령도 '운송개시명령' 언급…강대강 대치속 주말 '분수령'

어젯밤 페북 "업무개시명령 검토"…조기발동 촉각화물연대 "반헌법적 강제노동명령 엄포중단…대화창구 있어"국토부 "면담 요청"… 25일 7700명 참여, 장치율 63.5% 평시 수준

입력 2022-11-25 12:38 | 수정 2022-11-25 12:44

▲ 지난 24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이틀째인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운송개시명령을 언급해 주목된다. 노정간 '강 대 강' 대치속에 정부가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해 불법파업 확산을 조기 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말이 사태 조기 수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24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하나가 돼 위기 극복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했다"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24일 오전 수도권 물류거점인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ICD)를 찾아 상황회의를 열고 "운송 거부와 방해가 계속된다면 국민이 부여한 의무이자 권한인 운송개시명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임을 분명히 알린다"고 밝혔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거부해 커다란 지장을 줄 때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운수종사자가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원 장관은 "운송개시명령을 내릴 실무준비에 이미 착수했다"면서 "이르면 다음 주 화요일 국무회의나 임시국무회의를 열어서라도 주어진 의무를 망설이지 않고 행사하겠다"고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지금껏 운송개시명령이 발동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원 장관에 이어 윤 대통령도 운송거부명령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화물연대 구성원은 자영업자여서 이들의 집단행동을 노동법이 보장하는 '파업'으로 간주하기 어려운 데다 국가 경제가 복합위기에 부닥친 상황에서 자칫 물류난 장기화가 경제 회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대통령실도 원 장관과 윤 대통령의 연이은 언급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며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태도다.

또한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와 학교 비정규직 노조에 이어 오는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다음 달 2일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각각 예고돼 있어 노동계의 동투(冬鬪·겨울철 투쟁)가 우후죽순으로 번지기 전에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경기의왕 ICD에 늘어선 화물차들.ⓒ연합뉴스

이번 화물연대 집단행동의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 될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원 장관이 이르면 다음 주 화요일 국무회의를 통해 운송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주말을 보내며 노정 간 물밑접촉이 이뤄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화주·운송업체에 총파업 전 사전 수송을 요청하면서 당장은 큰 피해가 없지만, 주말이 지나면 본격적인 물류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낼 거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화물연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엄포를 비난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25일 의왕ICD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에 대한 강제 노동명령은 대한민국이 민주국가가 아님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반헌법적인 업무개시명령 엄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는 파업을 멈추기 위한 어떤 노력도 없이 강경 대응 협박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업무개시명령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105호 '강제 근로 폐지'에도 위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안전운임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없어서 불가능하다면서 이들 국가가 비준한 원칙에 반하는 명령을 내리는 이유는 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정부는 화물노동자, 국민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안전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대화 창구는 언제든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대화로 풀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국토부는 지난 24일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과 국가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화물연대에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면담 일시는 화물연대와 협의할 예정"이라며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합리적 요구사항에 대해선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운임제와 관련해선 "정부는 화주, 운송사, 차주 간 협의체 등을 통해 제도 개선을 지속해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화물연대 총파업.ⓒ연합뉴스

한편 25일 오전 10시 현재 집단운송거부 참여 조합원은 7700여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조합원(2만2000명)의 35% 수준이다. 첫날보다 1900여명 줄었다. 경기(1000명)·부산(600명) 등 전국 16개 지역 164개소에서 집회가 예정돼 있다.

밤사이 3800여명의 조합원이 항만·물류센터·시멘트공장·저유소 등 전국 14개 지역 131개소에서 철야 대기했으며 심야 운송방해·진출입 점거 시도 등 불법행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63.5%로 나타났다. 지난달(64.5%)과 비교해 다소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8086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로, 평소(3만6824TEU)의 49% 수준이다. 국토부는 "자동차·철강·시멘트 등 각 협회에서 운송거부 신고가 접수된 건은 없다"며 "사전수송에 따라 아직 피해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대체수송력 추가 확보를 위해 이날부터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 50대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