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가격 1년간 하락세 이어져… 낸드도 하락폭 확대IT업체, 메모리반도체 재고소진 주력… 내년도 불황 지속3분기 반도체 수출 340억달러… 11분기 만에 역성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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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삼성전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반도체 시장의 불황도 지속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도 약 3년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D램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2% 하락했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하락세가 지속됐다.

    D램은 지난 6월부터 경제환경 급변에 따라 수요 둔화 우려가 확대됐으며, 수요기업과 생산기업의 재고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재고자산이 3분기 말 기준 1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었다.

    3분기 낸드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했다. 낸드 고정거래 가격은 올 초 키옥시아의 생산라인 중단 등의 영향으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7월부터 수요둔화 및 재고증가 등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18%, 낸드 가격은 20~25% 하락할 전망이다. 10월 D램 가격은 전월 대비 22.5% 하락했으며, 가격 하락폭은 2016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낸드 가격은 전월 대비 3.7% 하락한 4.14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9년 9월 4.11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감소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23조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메모리반도체는 27% 줄어든 15조200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도 매출 11조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340억달러를 기록했다. 11분기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이다. 이 중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코로나19 특수 등으로 6월까지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7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3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한 18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문제는 내년까지 반도체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IT기기 제조사들이 상반기에 공급망 붕괴 등에 대비해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상당 부분 축적하면서 재고소진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기존 6230억달러에서 5960억달러로, 4.3%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전망치보다 3.6% 감소하는 수치다. 가트너는 "세계 경제의 급속한 악화와 소비자 수요 약화는 내년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D램 재고는 약 5주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지만, 여전히 재고 레벨은 정상 수준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급격한 업황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축소로 D램 업체들의 마진 악화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