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 6.6%, 흥국 6.46%주요 보험사도 5% 넘어금감원 "자금유치 경쟁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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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들이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퇴직연금 자산의 유출을 막기 위해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사정이 급한 일부 보험사의 경우 금리를 6%대까지 올렸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이달 1년 만기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금리를 6.6%까지 올렸다. 전월(5.2%) 대비 1.4%p 상승했다. 흥국생명도 1년 만기 이율보증형 상품의 금리를 전월(4.70%)보다 1.76%p 높인 6.46%로 설정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KB손해보험(4.9%→5.9%), 현대해상(4.6%→5.85%)의 금리 수준이 높았다. 12월 퇴직연금 이율을 공시한 13개 보험사들 중 삼성생명(3.56%)을 제외한 12개 보험사의 1년 만기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금리가 모두 5%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이달 들어 퇴직연금 금리를 대폭 올린 이유는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함이다. 매년 12월에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의 만기가 도래해 금융기관들 간 자금유치 경쟁이 벌어지게 되는데, 올해의 경우 시중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금융사 간 금리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증권업계는 금융권 중 가장 높은 연 6~8%대 금리를 제공하며 퇴직연금 자산 빨아들이기에 나섰다. 5~6% 금리를 제공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선 기존 보유자산을 사수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퇴직연금 자산 규모는 각각 71조 7873억원, 34조 9504억원으로 합하면 100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중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 규모가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악의 경우 올 연말에만 최대 30조원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전체 자산 중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중소형 생보사들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푸본현대생명은 상반기 말 기준 퇴직연금 부채가 9조 5437억원으로 전체 자산(20조 2874억원)의 47%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연말 퇴직연금 '머니무브(자산이동)'가 예상되자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자금유치 경쟁을 자제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푸본현대생명과 같이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회사의 경우 자금이 한꺼번에 빠지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22일 총 90개 금융사에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제공·운용·금리공시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통해 "최근 기준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상황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에서 연말 자금유치를 위한 과당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12월 금리 결정 시 상품제공에 따른 비용과 운용수익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