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반도체공장 9곳 인센티브 지원 결정테일러 투자액 10배 수준… '파운드리 리더십' 강화내년 파운드리 시장 부진 전망 속 'TSMC VS 삼성전자' 경쟁 심화 불가피
  •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부지 전경 ⓒ삼성전자뉴스룸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부지 전경 ⓒ삼성전자뉴스룸
    미국 텍사스주 당국의 세금 감면 인센티브 제공 계획 승인으로 삼성전자의 미국내 파운드리 투자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4일 현지 보도에 다르면 텍사스주 테일러 교육구 당국은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신청한 반도체공장 9곳 투자 계획에 따른 인센티브 지원을 결정했다.

    인센티브 제도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교육구에서 부동산세 등 세금을 제한하는 것으로 사실상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텍사스주에 투자 계획과 세제혜택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신청서를 통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현지에서는 투자 규모만 2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테일러 반도체공장 투자 비용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테일러에도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청이 반드시 투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으로 투자 및 초격차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글로벌 1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내건 상황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향후 5년 동안 45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반도체 투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의지가 담겼다. 3나노 양산에에서 중요한 기술은 GAA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 4개면을 게이트(Gate)가 둘러 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며 초격차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특히 대만 TSMC보다 기술 측면으로 반년 가량 앞서는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TSMC도 이미 몇 해전부터 3나노 양산을 준비해왔고 최근엔 그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예정해 삼성과 치열한 기술 리더십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서 삼성이 반년 먼저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TSMC는 창사 이래 지켜왔던 파운드리 기술 선두 자리를 삼성에게 내주게 됐다. 

    그러나 TSMC 역시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나서는 상황이다. TSMC는 반도체 불황에도 투자를 3배 확대하며 1위 자리 방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TSMC는 이달 초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장비 반입행사에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를 기존 12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까지 3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첫번째 공장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두번째 팹 공장은 2026년까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신설 공장에서는 5나노 반도체가 생산된다. 애플부터 엔비디아, AMD까지 TSMC의 주요 고객사들은 모두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생산될 반도체를 사용할 전망이다. 

    TSMC는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를 통해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55억8400만달러(한화 약 7조3000억원)로 시장점유율은 15.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1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1분기 15.9%를 기록한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반면 TSMC의 3분기 매출은 201억6300만달러(한화 약 26조4400억원), 시장 점유율은 56.1%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1분기 53.6%에서 2분기 53.4%로 주춤했다가 3분기에 다시 상승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는 올해 1분기 37.3%p, 2분기 37.0%p에 이어 3분기 40.6%p까지 벌어졌다.

    특히 업계에서는 내년 파운드리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경영진과 임원들이 모여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만큼 파운드리 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파운드리를 포함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반도체 초격차 전략 등을 논하고 내년 사업 목표를 설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