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젊은 리더십 전면화… 송용덕·김현수·하석주 용퇴 외부 인재 수혈·내부 인재 전략 배치3세 신유열 1년 만에 상무 승진… 승계 본격화
  • ▲ 윗줄 왼쪽에서부터 이훈기 롯데지주 ESG 경영혁신실장 사장, 이완신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아랫줄 왼쪽에서 부터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부회장,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 내정 부사장. ⓒ롯데
    ▲ 윗줄 왼쪽에서부터 이훈기 롯데지주 ESG 경영혁신실장 사장, 이완신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아랫줄 왼쪽에서 부터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부회장,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 내정 부사장. ⓒ롯데
    롯데그룹이 오랜 장고 끝에 혁신과 쇄신을 내세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사장단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리더십을 내세움과 동시에 외부 인재 수혈을 지
    속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는 롯데지주 포함 35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고 15일 밝혔다. 

    통상 롯데는 최근 2년간 11월 마지막 주에 인사를 진행해왔지만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 등이 확산되면서 정기인사 발표가 예정보다 20일 가량 늦어졌다. 

    롯데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 영구적 위기의 시대가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변화와 쇄신을 실현하기 위해 정밀한 검증과 검토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이번 정기 인사는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젊은 리더십의 전면화 ▲책임경영에 입각한 핵심역량의 전략적 재배치 ▲지속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선 이훈기 롯데지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혁신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50대 사장 반열에 올랐다. 이훈기 실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과 롯데헬스케어를 이끌고 있다.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에 중요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롯데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올해 잇따라 출범시키고, 다양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추진시켰다. 

    반면 롯데를 이끌었던 고위임원 3명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일선에서 용퇴한다.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약 35년 이상 몸 담았던 롯데를 떠난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의 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 평균 58세 대비 1살 젊어졌다. 지난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첫 대표이사로 이원직 롯데지주 신성장2팀 상무가 전격 선임되면서 롯데의 40대 CEO시대가 열린 바 있다. 

    사장 직급의 경우 3세 가량 젊어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의 비중은 46%이며, 특히 78년생 이후 40대 초반(45세 이하) 신임 임원의 승진은 채혜영 롯데칠성 상무보, 이용우 롯데하이마트 상무보, 황호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상무보, 박강민 롯데상사 상무보 등 총 4명이다. 

    또한 롯데는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이에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를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로 각각 내정했다. 특히 롯데그룹 모기업인 롯데제과의 대표이사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강력한 혁신 의지를 반영했다.

    신임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창엽 부사장은,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근무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이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허쉬(Hershey) 한국 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하며 소비재 분야에 깊이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CEO로 북미 사업을 이끌었다. 이창엽 대표이사는 우수한 글로벌 마인드와 마케팅, 전략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해외 사업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멤버스의 첫 외부 여성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혜주 전무는 금융·제조·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풍부한 데이터 분석 경험을 보유한 빅데이터 전문가다. 삼성전자, KT를 거쳐 현재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를 맡고 있다. 김혜주 대표이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데이터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가 보유한 4000만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각의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롯데그룹 유통군 미래경쟁력 핵심인 롯데멤버스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렌탈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전략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추진 중이다. 롯데는 내년 에도 외부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내부적으로 장기간 검증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역할을 맡긴다.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 각각 김주남 전무(전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 김재겸 전무(전 롯데홈쇼핑 TV사업본부장)가 내정됐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롯데면세점 상품전략, 소공점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두루 거쳐 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사업환경의 변화와 위기에 대응해 턴어라운드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기존 홈쇼핑 영역을 뛰어넘어 미디어커머스 리딩 기업으로서 본격적인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계열사 대표이사로서 경영 역량 및 전문성이 장기간 검증된 기존 CEO들이 재배치된다. 지난 11월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현철 부회장은 중대한 역할을 부여받은 만큼 기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우수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롯데건설 현안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와 롯데호텔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탁월한 마케팅 역량 및 고객 관점의 시각으로,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의 사업변화와 혁신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롯데그룹 호텔군 안세진 총괄대표는 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전격 이동해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전략 방향 수립에 집중할 계획이다.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30년 이상의 직매입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과 전자제품 전문 1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여성임원을 지속 확대하며 조직의 다양성도 강화했다. 롯데는 다양성 헌장 공표를 시작으로 약 10여년간 여성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했으며, 그 결과 올해 여성임원은 올해 47명(구성비 7.1%)으로 늘었다. 지난해 대비 12명 증가한 수치다. 

    새로 승진이 된 임원은 정미혜 롯데제과 상무보, 채혜영 롯데칠성 상무보, 한지연 롯데백화점 상무보, 김지연 롯데홈쇼핑 상무보, 이정민 롯데건설 상무보, 윤영주 롯데에이엠씨 상무보 등 총 6명이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보)도 상무로 승진하며 그룹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신 상무의 승진은 올해 초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발탁된 지 1년 여만이다. 

    그는 올해 신동빈 회장과 함께 베트남으로 동반 출장길에 나서는가 하면 롯데-노무라 교류회,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비즈니스 미팅 등 그룹 차원의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발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