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공모전 年2회…친환경·스마트건설 기술 모집투자사·지자체·중소기업 연계 '밸류업 플랫폼' 구축
  • ▲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 ⓒSK에코플랜트
    건설사들의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가 '콘테크(Con-Tech)'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택사업의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콘테크 기업을 적극 육성 및 발굴함으로써 선제적으로 첨단기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친환경 등 ESG 신사업과 스마트건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건설사들의 기술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기술 확보를 위해 건설사들이 선택한 방법은 스타트업 투자다. 자체적으로 전문 연구인력을 확보해 첨단기술을 개발하기에는 시간·비용 소모가 크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나 콘테크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건설 공정을 디지털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각종 혁신기술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알리드마켓리서치는 콘테크 시장 규모가 2019년 98억 달러(약 12조477억원)에서 연평균 18.2%씩 성장해 2027년 291억 달러(약 35조82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친환경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개방형 기술혁신 플랫폼을 구축, 콘테크 기업 발굴 및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매년 2회 진행하는 개방형 기술 공모전이다. 상반기에는 '테크 오픈 콜라보레이션(Tech Open Collaboration)', 하반기에는 '콘테크 미트업 데이(ConTech Meet-Up Day)'라는 이름으로 기술 공모전을 개최해 우수 기술을 보유한 콘테크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공모전 수상 기업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나 지자체 등의 정부과제가 지원되고, SK에코플랜트와의 공동 연구개발(R&D) 기회가 주어진다. 우수 기술의 경우 사업화 검토를 거쳐 실제 현장에 적용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과거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빼가기 등 비판이 많았는데, 우리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 모집으로 공정성과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현재까지 50여개 파트너 기업과 기술협력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및 투자기관과 중소기업을 연결시켜 투자 및 마케팅, 테스트베드 등을 지원하는 ‘밸류업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중"이라고 덧붙였다. 
     
    개방형 기술공모전을 통해 얻은 대표적인 성과는 '케이에코바'로 불리는 철근 대체물인 'GFRP 보강근'이다. 

    케이에코바는 흔히 철근으로 불리는 보강근을 철이 아닌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생산 과정에서 고철·석회석 등을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량이 50% 이상 적고 녹이 슬지 않는다. 철근보다 강도는 두배 높고,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라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술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부산에 생산라인을 구축,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연 4만t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2027년에는 연 2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친환경 시멘트 개발에도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서울시와 태백시, 위드엠텍 등과 K-에코시멘트 연구에 착수했다. 

    해당 연구는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한 뒤 발생하는 소각재와 하수를 정화하고 남는 찌꺼기(하수슬러지)를 대체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 시멘트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온실가스 발생량이 일반 시멘트 생산 대비 70%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콘테크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자체 펀드도 조성했다. 작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와 1200억원 규모의 자체 펀드를 조성해 친환경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파트너와의 동반성장 차원에서 오픈 플랫폼을 통한 기술협력,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