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12월 4주 아파트 가격 동향서울집값 0.74% 하락하며 최대 낙폭 경신전셋값 하락폭도 확대…서울 -1.13→-1.22%
  • ▲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전국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또다시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집값 하락 우려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등 영향으로 하락 폭도 점점 커지면서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은 0.76% 떨어져 지난주 -0.73%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올해 5월 둘째 주 이후 34주 연속 하락이면서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5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도 이번 주 0.74% 내려 지난주 -0.72%보다 낙폭을 키웠다. 올해 5월 마지막 주 이후 31주 연속 하락이자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이다.

    내년 1월 규제지역 추가 해제 예고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 조치에도 고금리 여파로 하락 분위기가 바뀌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노원구·도봉구·성북구 지역이 주간 1% 넘게 하락하며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은평구도 금주 1.01% 내려 1%대 하락에 진입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아파트값이 지난주 -0.27%에서 금주 -0.55%로 낙폭이 눈에 띄게 커졌지만, 송파구는 지난주 -0.75%에서 이번 주 -0.49%를 기록해 2주 연속 낙폭이 줄었다. 송파구는 최근 잠실 일대 아파트 급매물이 줄면서 실거래가도 다소 상승한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강동구도 지난주 -0.64%에서 이번 주 -0.57%로 하락 폭이 둔화했다.

    부동산원은 "매수심리가 매우 위축된 가운데 일부 직거래와 간헐적인 급급매 거래로 대기 수요자들의 매수 기대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아파트값이 추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지속하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전역에서 기존 거래가보다 수억원씩 떨어진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달 6일 13억9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말 18억8900만원보다 5억원가량 떨어졌다.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 노원' 전용 59㎡는 11일 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인 8월29일 9억8700만원에 비해 2억1700만원 하락했다.

    또 노원구 하계동 '청구 1차' 전용 84㎡의 경우에도 6월13일 10억1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9일에는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3억5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경기(-0.99%)와 인천(-1.18%)의 아파트값 역시 지난주(-0.96%, -1.12%)보다 하락 폭이 커지면서 수도권 전체도 지난주 -0.91%보다 확대된 0.93% 떨어지며 역대 최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재 서울과 함께 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과천시(-1.41%), 성남시 수정구(-1.87%)·분당구(-0.84%), 광명시(-1.69%), 하남시(-1.58%) 등이 일제히 지난주보다 낙폭이 커지는 등 하락세가 가팔라 내달 발표될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번 주 전셋값도 역대 최대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92% 떨어져 15주 연속, 서울이 1.22% 떨어져 11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했다.

    서울은 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세물건 적체 현상이 심화 중인 지역을 중심으로 임차인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낙폭이 큰 급매거래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성북구 전셋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1.57%를 기록해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셋값 하락세는 매매가를 더 빠르게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전셋값이 빠르게 떨어지면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집값 안정도 도모하기 어렵다. 전셋값은 주택 매매가의 '선행지표'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전셋값이 반 토막 난 사례도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해 9월 10억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4억5000만원의 급전세 물건이 나와 있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3단지' 전용 64㎡는 지난해 11월 전세금 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역시 최고가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