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 희박실적 감소·부동산PF 우려에 증권주 연초대비 29% 급락내년 전망도 비관적…"자산건전성 증명 전까진 보수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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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급격한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증권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감소에 더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증권주는 급락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원을 하회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34.1% 줄어든 9790억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43.17% 줄어든 8644억원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46.87% 감소한 6954억원, NH투자증권은 60.09% 줄어든 5165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들은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모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유일하게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영업익 1조원 돌파 기대감이 높았던 메리츠증권도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조클럽 입성 가능성이 낮아졌다.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20% 줄어든 9470억원으로 점쳐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적 축포를 터뜨렸던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해진 건 글로벌 금리 인상기조 장기화에 따른 시황 악화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 부문 평가 손실로 인한 실적 타격도 적지 않았다. 그간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상쇄하며 실적을 방어해온 IB 부문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강원도 레고랜드발 부동산PF 채무불이행 후폭풍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자 국내 증권주는 올해 들어 끝모를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9일 증시 폐장일 기준 KRX증권지수는 올초(776.93) 대비 28.9% 하락한 555.64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코스피 수익률(-24.9%)보다도 낙폭이 크다.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정책 등에 따라 연초 대비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한 메리츠증권(21.17%)을 제외하고 개별 증권주의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특히나 중소형 증권사들의 하락폭이 깊다. 29일 종가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은 한화투자증권 -63.22%, 한양증권 -47.71%, 다올투자증권 -46.05%, 이베스트투자증권 -38.95%, DB금융투자 -37.69%, 유안타증권 -40.42%, SK증권 -38.20%, 교보증권 -37.16% 등을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들도 고전하긴 마찬가지다. 한국금융지주(-33.95%), 미래에셋증권(-29.71%), NH투자증권(-29.84%), 삼성증권(-29.96%), 키움증권(-21.50%) 등도 상당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내년 증권주 전망 역시 낙관하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증권주 투심이 개선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주는 부동산 익스포저 자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이어 흑자 도산에 대한 우려까지 반영되면서 급락했다"며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투자 손실로 인해 이익이 크게 감소하면 주가에 긍정적이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증권업 주가는 투자심리 악화 영향을 지속 반영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불거진 PF 이슈와 관련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역량 증명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