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중 9조 공급집값 4억→6억 완화도 안 먹혀'집값 9억' 내년 특례보금자리 기대감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공급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까다로운 신청조건과 함께 급등한 집값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를 기해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가 종료된다.

    지난 23일 기준 안심전환대출 누적 신청액은 약 8조8355억원(7만399건)이다. 주금공은 신청 마감 후 다음주께 최종 신청액을 발표할 예정으로 9조원을 조금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공급목표인 25조원의 3분의 1 가량에 그치는 수준으로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가입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9월 출시 후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2015년 1차 안심전환대출 당시 20조원으로 설정된 한도가 출시 나흘만에 모두 소진됐고 2019년 2차 당시 2주간의 신청기간 동안 공급한도(20조원)의 3.5배에 달하는 총 73조9253억원(63만4875건)이 몰린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7일부터 신청요건을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높여 2단계 접수에 들어갔다. 신청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2단계 신청 부터는 주택가격을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부부합산 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했고 대출한도는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소득과 보유 주택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던 2015년, 부부 합산 연소득이 8500만원 이하면서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로 신청요건을 뒀던 2019년보다 여전히 신청자격이 까다로웠다.

    게다가 주택가격 기준 문턱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각각 10억5667만원, 6억2750만원이다. 결국 집값이 3년 전보다 급등한 상황에서 안심전환대출의 이용 요건을 맞춰 이를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많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 내년에 출시된다는 점도 안심전환대출의 흥행 실패 이유로 꼽혔다. 정부는 올해 안심전환대출 수요가 저조하자 내년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을 특례보금자리론 형태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안심전환대출과 보금자리론, 적격대출을 합친 상품이다.

    무엇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집값 9억원에 소득요건은 폐지하고 대출한도 역시 5억원으로 확대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역시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는 연 4%대로 책정될 전망이어서 현 안심전환대출보다는 금리 부담이 높아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기존 안심전환대출보다 높긴 하지만 까다로운 기준을 맞추지 못했던 차주들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대출 금리가 낮아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갈아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