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민영화 추진… 경영권 매각 타당성 검토·인수 후보군 분석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50개 섬에 바다역, 'K-마리나 루트'도김·참치 '스타식품' 육성… 2027년 블루푸드 수출 45억달러 목표위기대응펀드 등 3兆 규모 국적선사 '경영 안전판' 마련
  • ▲ HMM 알헤시라스호.ⓒHMM
    ▲ HMM 알헤시라스호.ⓒHMM
    해양수산부가 올해 HMM(옛 현대상선) 매각에 군불을 지핀다. 해운시황 등을 점검하며 민영화 타이밍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휴양도시 칸쿤과 같은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도 추진한다.

    김·참치 등 블루푸드(수산식품) 수출에도 박차를 가해 오는 2027년까지 45억 달러를 수출한다는 청사진이다.

    해수부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새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국제물류 경쟁력 확보 등 4대 해양전략산업 육성과 재해로부터 안전한 연안 조성 등의 방안이 담겼다.

    해수부는 먼저 해운시장 기능 활성화를 위해 HMM 매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경영권 매각 타당성 검토와 인수 후보군 분석을 위한 컨설팅을 관계기관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지난해 8월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HMM이 계속 흑자가 나는 상황"이라며 민영화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어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이후 "바로 매각할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가 10월6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민영화) 여건 조성에 주력하겠다"며 "조정 국면에 들어선 해운 시황과 자본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하겠다"고 다시 군불을 지폈다.

    HMM은 해운시장이 불황이었던 지난 2010년대 경영권이 현대그룹에서 산은으로 넘어간 상태다. 지난해 매출 18조5000억원, 영업이익 10조900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문제는 해운업 호황이 저문다는 데 있다. HMM은 올해 매출(11조원)은 40.5%, 영업이익(3조원)은 72.2% 급감할 거로 예상된다. 10조원이 넘는 HMM의 몸값이 매각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통매각이 어려운 만큼 정부가 보유한 HMM 지분을 경영권 이양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단계적으로 내다 팔고 적당한 시점에 인수의향자를 물색해 산은이 담판을 벌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 ▲ 부산항 컨테이너 하역.ⓒ연합뉴스
    ▲ 부산항 컨테이너 하역.ⓒ연합뉴스
    해수부는 해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위기대응펀드 등 최대 3조원 규모의 해운경영 안전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 해운사의 경우 투자요율, 보증료율을 대폭 내려 2500억원을 지원한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6년까지 최대 50척의 선박을 확보하고 국적선사에 빌려주는 공공 선주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선박 금융조달방식도 다변화해 올 하반기까지 민간 선박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9300만t 수준인 국적 해운사의 선복량을 올해 1억t, 2027년 1억20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물류 공급망도 확충한다. 부산항 신항과 진해 신항을 스마트 메가포트로 본격 개발해 화물처리 속도를 35% 높인다. 가덕도 신공항 개항을 고려한 육·해·공 '물류 트라이포트' 인프라도 확충한다. 인천항 신항과 광양항은 2026년까지 완전자동화 항만으로 조성한다.

    미국·동남아 등 거점 항만에 터미널·공동물류센터를 추가 확보하고, 국내 기업의 이라크·사우디 등 중동 지역 해양·항만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한다.

    항만배후단지는 2030년까지 여의도 면적의 10.8배로 확대 공급한다. 입주 업종 등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고, 글로벌·유턴기업을 유치한다.

    미래 먹거리산업 투자도 강화한다. 2030년 741조원 규모로 성장할 해양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자율운항선박, 친환경선박, 초정밀 위성 항법, 디지털 해상교통 플랫폼 등 기술개발에 2032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신기술 선박의 시험운항과 관련한 인허가 특례, 설비인증 절차 간소화 등 규제혁신에 나서는 한편 국제해사기구(IMO) 기술협력 등을 통해 국제표준 논의를 주도해나갈 방침이다.
  • ▲ 조승환 해수부 장관.ⓒ연합뉴스
    ▲ 조승환 해수부 장관.ⓒ연합뉴스
    '한국형 칸쿤'에 비견될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도 조성한다. 놀거리·볼거리·먹을거리·쉴거리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지역거점을 개발한다. 50개 섬 지역에 요트를 정박할 바다역을 구축하는 'K-마리나 루트'도 추진한다. 요·보트 제조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리나 비즈센터와 연계한 마리나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오는 3월 크루즈(유람선) 입항 재개를 계기로 남해안권을 동북아 대표 해양레저관광벨트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양레저 관광객을 올해 1100만명에서 2027년 15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블루푸드 수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김·참치를 '수출 10억 달러 스타식품'으로, 굴·전복·어묵·연어는 '수출 1억 달러 클럽'으로 육성한다. 또한 수산식품 1000만 달러 수출기업을 100개 키운다.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브랜드 개발, 국제인증 취득 등을 지원하는 성장 사다리 바우처를 기업당 최대 2억2000만원까지 제공한다.

    가정간편식과 어묵 등 상온유통 식품은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개발한다. 목포·부산에 수산식품클러스터, 새만금에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가공 종합단지를 조성하고, 다음 달까지 김 산업 진흥구역 3곳을 지정한다. 전국 6곳에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수산물 콜드체인(냉장유통) 체계도 구축한다. 해수부는 이를 통해 수산식품 수출액을 올해 35억 달러에서 2027년 45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객선이 가지 않는 외딴섬 40곳에 여객선을 투입하고 65억원을 지원해 섬 주민들의 택배 항증료 부담을 덜어준다.

    소규모 어가(2만2000가구)와 어선원(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직불제를 새로 도입해 가구당 연간 120만원을 지원한다.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어촌 지역의 경제·생활·안전 인프라도 개선한다.

    해양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해 연안재해를 조기에 알리는 'K-오션 와치'도  구축한다. 연안재해 예측 주기를 3시간에서 30분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위험 연안에는 재해 완충구역을 확보해 친환경 공원으로 활용하는 '국민안심해안' 시범사업(2곳)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