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연세대 논술 효력 정지 1심 뒤집어 … 추가 2차 시험은 치르기로

서울고등법원이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 논술시험 문제지 미리 교부 논란과 관련해 시험의 효력을 정지했던 1심의 판단을 뒤집고, 즉시 항고했던 연세대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연세대 측은 기존 논술시험의 효력이 인정됨에 따라 합격자 발표 등의 후속 일정을 밟을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보완 조치로 내놓았던 2차 추가 시험도 그대로 치르기로 했다.

서울고법 민사25-1부(부장판사 이균용 정종관 이봉민)는 3일 일부 수험생이 공정성을 이유로 제기한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수험생 손을 들어줬던 1심 판단을 뒤집고, 이의를 제기한 연세대의 항고를 받아들이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먼저 "사립학교의 합격·불합격 판정 또는 입학 자격, 선발방법 등은 해당 교육기관이 교육목적 달성을 위해 인격, 자질, 학력, 지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할 수 있는 재량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논술시험 운영·감독 과정에 미흡한 대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을 중대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라면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제기된) 고사장의 평균 점수, 외부로의 광범위한 유출에 관한 소명 부족 등을 고려할 때 문제지 사전 배부와 회수 등으로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논술시험의 효력이 인정돼 연세대는 애초 일정대로 오는 13일 합격자 발표 등의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연세대는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통해 발표했던 2차 추가 시험도 예고했던 대로 치를 계획이다. 연세대는 이번 논란 해결을 위한 보완 대책으로 이달 8일 2차 추가 시험을 시행한다고 밝혔었다. 추가 시험은 지난 10월 12일 자연계 논술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 전원이 치를 수 있다. 올해 연세대 자연계 논술시험에는 1만444명이 지원해 9666명이 응시했다.

연세대는 1차 시험에서 선발키로 한 261명을 채점 결과를 토대로 선발하고, 2차 추가 시험에서도 261명을 선발한다는 태도다. 이 경우 논술 전형 입학 정원이 애초 계획의 2배인 522명으로 늘어난다. 다만 학교 측은 2차 시험의 경우 합격자가 최종적으로 등록하지 않아 빈자리가 나도 추가 합격자를 뽑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합격자 총수는 522명을 밑돌 수 있다. 연세대는 2차 추가 시험 합격자는 이달 26일 이전에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연세대는 지난 10월 12일 서울 서대문구 캠퍼스에서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을 시행했으나,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문제지를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미리 나눠줬다가 뒤늦게 회수하는 일이 발생해 시험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을 샀다.

일부 수험생은 시험지 사전 유출에 따른 공정성을 이유로 시험 무효 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세대는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냈지만, 서울서부지법은 이를 기각했고, 연세대는 즉시 항고했었다.

한편 연세대는 1심 재판부의 가처분 결정 효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가처분취소 신청도 제기한 상태였으나, 이날 항고가 받아들여지면서 취하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