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사장, 존디어 무인 트랙터 등 살펴전기 굴착기 출시 이어 2025 레벨3 상용화현대제뉴인, 레벨5 목표로 R&D 역량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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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건설기계부문 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이 굴착기 무인화·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과 스마트 건설 흐름에 맞춘 건설기계를 앞세워 2025년까지 점유율 5% 이상을 달성, 세계 5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최근 폐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전시장에서 ‘농슬라(농기계의 테슬라)’로도 불리는 글로벌 농기계 1위 기업 ‘존디어(John Deere)’ 부스에서 무인 트랙터와 완전 자동화 굴착기 등을 살피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190년 전통의 존디어는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 트랙터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올해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모빌리티 전시관 내 가장 넓은 공간에 마련된 존디어 부스에는 자동으로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무인 트랙터와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 굴착기가 전시됐다. 2030년까지 트랙터·파종기·제초제 살포기 등을 완전자율로 만드는 것이 존디어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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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뉴인이 올해부터 전기 굴착기를 선보일 예정인 만큼 정 사장도 관심을 갖고 존디어의 기술을 살핀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올 2월 1.7톤(t)급 전기 굴착기를 출시하고, 이어 현대건설기계가 상반기 1.8t 전기 굴착기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현대제뉴인은 나아가 레벨5에 해당하는 완전 자동화 기술구현을 목표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기계부문에서는 자동차 업계와 같이 무인·자동화 단계를 1~5레벨로 구분해 비교하는데, 현대제뉴인은 1·2레벨 상용화에 성공했다.현대제뉴인은 최종 완전 자동화 단계인 레벨5에 앞서 2025년 레벨3를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터파기·관리·상차 등 특정 반복 공정에 대한 반자동 기술과 카메라 영상 기반 딥러닝을 통한 자동 위험 감지 기능을 탑재한 통합모델을 개발 중이다.아울러 레벨5 이전까지 작업 안전 원격제어 솔루션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원격제어 솔루션은 제어 장비와의 거리에 따라 근거리, 중거리, 장거리용으로 각각 개발 중이며 모바일, 콘솔, 스테이션 등 다양한 제어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현대제뉴인은 무인·자동화 건설기계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톱5’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21년 기준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합산 8조원 규모의 매출을 2025년 10조원까지 확대하고, 2.6%의 시장점유율도 5%로 끌어올려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현대제뉴인은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장점을 가진 제품을 상호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매출은 1년 전보다 6.6% 증가한 3조5000억원,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2% 증가한 4조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돼 8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현대제뉴인은 양사의 R&D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굴착기·휠로더 ‘통합플랫폼’을 출시, 기술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제뉴인-현대건설기계-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AI 기술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인 ‘AI 융합기술센터’는 현재 세계 최초 무인 굴착기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한편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현장 안전관리 플랫폼 ‘사이트세이프티(XiteSafety)’는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이트세이프티는 건설현장의 굴착기에 장착해 장비와 작업자 간의 충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로, 초광대역 통신 기반의 안테나가 작업반경 내 접근하는 작업자의 스마트태그를 인식해 경고하거나 유압을 차단하는 등 장비를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을 갖췄다.